조덕환이란 이름보다는 들국화의 원년 멤버이자 기타리스트라고 소개하는 게 더 이해가 빠를 것이다. 거기에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나 <세계로 가는 기차> <축복합니다> 같은 들국화의 명곡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한다면 더 관심이 갈지도 모른다. 들국화의 엄청난 성공을 뒤로하고 그는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새 앨범의 노래 제목처럼 <수만리 먼 길>을 돌아 다시 한국으로, 음악으로 돌아왔다. 25년 만에 발표하는 새 앨범이자 ‘첫’ 앨범의 제목은 의미심장한 <<Long Way Home>>이다. 들국화의 최성원(베이스 기타)과 주찬권(드럼)이 기꺼이 세션으로 참여한 이 앨범에는 그의 자전적 얘기들이 다양한 록 음악으로 꾸며지고 있다. 특히 자신의 인생을 서던 록 스타일로 풀어낸 <수만리 먼 길>과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들국화의 건반 연주자 허성욱을 기리는 프로그레시브 록 <제한된 시간 속에서 영원의 시간 속으로>는 앨범의 백미다. 이 건실한 앨범을 들으며 그때 들국화에게 록의 기운을 입힌 게 누구였는가를 새삼 생각하게 됐다. 이 노장의 복귀로 들국화는 다시 꽃을 피울지 모른다.
[추천음반] ≪Long Way Home≫
2011-03-03
조덕환 / 미러볼뮤직 발매
글 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