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를 제치고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톰 후퍼 감독의 '킹스 스피치'는 말더듬이 국왕 조지 6세가 언어 치료사를 만나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아버지 조지 5세(마이클 갬본)가 서거하고, 심슨 부인과 스캔들로 에드워드 8세(가이 피어스)가 퇴위한 후, 평생을 언어 장애(신경성 말더듬증)로 고생하던 버티(콜린 퍼스)는 얼떨결에 영국의 조지6세로 즉위한다.
전쟁 위기로 풍전등화의 운명에 놓인 조국은 지도자를 간절히 원하고, 그의 아내이자 미래의 왕대비인 엘리자베스(헬레나 본햄 카터)는 남편에게 괴짜 언어 치료사인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시)를 만나 볼 것을 권유한다.
삐걱거리는 첫 만남 이후 둘은 독특한 방식의 치료법을 탐구하기 시작하고, 마침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끈끈한 관계가 되기에 이른다.
로그와 그의 가족, 그의 정부와 윈스턴 처칠(티모시 스펄)의 헌신적인 지원에 힘입어 왕은 결국 말더듬증을 극복하고, 전쟁 중에 온 국민을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게 해 줄 역사적인 라디오 연설을 한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콜린 퍼스를 비롯해 남녀 조연상 후보에 오른 제프리 러시, 헬레나 본햄 카터 등 주연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다.
특히 퍼스는 말더듬이 조지 6세의 연기를 완벽히 소화해 글든글로브는 물론 제작가조합(PGA), 미국배우조합상(SAG), 영국 영화ㆍTV예술아카데미상(BAFTA) 등 작년 연말부터 남우주연상을 싹쓸이 하고 있다.
영화는 118분간 말더듬증을 고친다는 하나의 사건만으로 이뤄졌다. 빠르고 감각적인 스토리보다는 유장한 이야기로 승부하는 이 영화는 다소 지루한 측면도 있지만 드라마적 감동이 크다. 로그와 항상 티격태격하던 조지6세가 라디오 연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는 장면에서는 기어이 '한방'을 터트려낸다.
영화는 1천500만달러의 제작비가 들었으나 전 세계적으로 1억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올렸다. '킹스 스피치'는 다음 달 17일 15세 이상 관람가로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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