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쁘신데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뭐라도 드시면서…. =그럴까. 나는 쌍화차 한잔 줘. 그리고 너는 주스 마셔. 그게 몸에 좋아. 콜라 같은 건 입에도 대지 말고.
-근데 제가 차가운 걸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러는데 따뜻한 음료로 하면 안될까요? =젊은 놈이 뭔 말이 그리 많아.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 마셔. 그러다 나중에 치매 걸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내가 치매 아니라는 거 증명하려고 얼마나 고생한 줄 알아? 미리미리 조심해.
-저기 옆 테이블에 아드님하고 사위도 같이 오셨는데 함께 주문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되는지 모르겠네. 알았어 고마워. 대발아~ 너는 뭐 마실래? 너도 그냥 주스 마셔. 민용이 너는 엿 처먹고 어이 나까무라상 너는 과일이나 먹고 가. 에라이 빵꾸똥꾸 같은 놈들.
-암튼 <그대를 사랑합니다> 너무 잘 봤습니다. 그런데 전에 인터뷰에서 ‘나는 목소리 때문에 멜로영화와 어울리지 않는다’ 뭐 그런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맞아. 그런 얘기한 적 있지. 그러니까 반대로 멜로영화에서 더 깊은 감정을 끌어낼 수 있어.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는 고약한 영감이 그러면 더 귀여워 보일 수 있잖아. 그런 걸 노렸지.
-극중 불량배인 이문식씨의 차를 우연히 긁고 가는 장면은 참 만화 같더군요. 말도 안되는 장면이지만 사랑스럽고요. =이렇게 나이가 들고 보니까 못된 놈이나 착한 놈이나 다 귀엽게 보여. 그리고 그런 장면은 사실 촬영할 때는 이게 괜찮을지 어떨지 감이 안 잡혀. 어느 영화나 그런 장면들이 있겠지만 그 장면 자체와 무관하게 전체적인 느낌 안에서 사는 장면들이 있거든. 만약 이 영화가 별로였어봐. 그런 장면들이 사랑스럽게 다가왔겠어? 다 그런 거야. 전체적인 리듬이 중요해. 굳이 뭐 내가 전체적으로 등장하는 단독 주연 영화라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아냐. 흠흠….
-영화에서 정말 ‘까도남’이시더군요. 장례식장에서 ‘호상’이라고 얘기하는 젊은 사람들한테 ‘버럭’하실 때도 정말 카리스마 넘치셨고요. =대표적인 게 버스에서 자리 안 비켜주는 청년 ‘쪼인트 까는’ 장면이야. 연기지만 정말 속이 시원하더라고. 우리 송씨(윤소정)가 얼마나 연약한데 알아서 일어나야지 말이야. 그리고 장례식 장면도 좋았어. 죽은 사람은 말이 없는데 왜 살아남은 사람들끼리 호상이니 뭐니 떠드냔 말야. 그냥 조용히 밥만 먹고 갈 것이지. 근데 나 이제 일어나야 할 거 같아.
-아니, 이제 막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이렇게 가시는 이유라도. =아, 다른 게 아니고 내가 잘 가는 사이트에 ‘변태마녀’님이라는 분이 있거든. 그분이 꼭 저녁 먹기 전에 새 동영상을 업데이트하셔. 변태마녀님의 야동은 퀄리티가 달라. 오늘 올리는 건 좀 센 거라고 하셔서 기대가 커. 시간 맞춰 무플 방지하러 가야지. 그럼 담에 보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