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똑똑한 작가들은 몇달 못 버티고 도망간다" "종편 출범하고 2∼3년 뒤부터가 걱정이다" "서점 5천개가 문을 닫고 그 자리에 PC방이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2011 미디어정책 대국민 업무보고'에서는 미디어와 방송ㆍ영상, 출판 분야에서 창의적이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 창작기반 조성을 위한 다양한 제안이 쏟아졌다.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작가 고혜림씨는 "콘텐츠는 사람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콘텐츠의 질은 누가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며 "방송작가들의 원고료가 턱없이 낮아 능력있고 똑똑한 작가들이 몇 달 버티지 못하고 도망가고 만다"고 전했다.
고 작가는 "외국의 경우 제작비의 10%가 작가 원고료로 할당되는데 한국은 원고료가 최저 생계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원고료를 현실화해야 양질의 콘텐츠가 나온다. 작가들에게 더 이상 희생을 강요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소설가 조경란씨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해외 체류와 국제행사를 경험하면서 작품이 외국어로 번역돼 나가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4개월이란 체류 기간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면서 독창적 작품을 쓰기에는 시간이 크게 부족했다"고 말했다.
김태원 푸른여름콘텐츠홀딩스 대표는 "기존 지상파 3사의 연간 드라마 방송시간이 2천500∼3천시간인데 종편 4개가 생기면 1천500시간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은 시장이 커지겠지만 2∼3년 후부터는 약이 아니라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또 "종편이 출범하면 저작권과 초상권, 수익배분을 둘러싼 분쟁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스토리 기획 단계부터 투융자 지원을 하는 등 제작사, 스태프 등에 대한 지원과 공정거래 관행 정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동기 트럼프미디어 대표도 "종편 출범 2∼3년 후부터 대량 실업 등 우려할 만한 상황이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독립제작사와 교양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옥 한스미디어 대표는 "우리 국민 중 3천만명이 아는 출판사의 연간 매출이 100억원이 채 안 된다"며 출판계의 어려운 현실을 호소하고 "책을 사는 사람을 소비자가 아니라 독자라고 부르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년 전 6천300개였던 국내 서점이 지금은 1천개로 줄어들고 그 자리에 PC방, 복권방 등이 들어섰다"면서 제대로 된 도서정가제 정착 등 창작기반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영섭 전남일보 경영국장 등 신문 관계자들은 신문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임 국장은 "공정한 룰이 적용되지 않아 지역신문 시장의 90%를 중앙지가 장악하고 있다"며 발행부수공개(ABC) 제도에 지역신문쿼터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고, 우병현 조선경제i 이사는 "일회성 지원 대신 클라우드컴퓨팅을 비롯한 플랫폼 지원에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정병국 장관은 "이처럼 똑같은 문제 제기가 계속 되풀이되는 이유는 정책의 연속성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순환보직제로 공무원이 계속 바뀌고 국회의원도 몇 년 만에 바뀌어 버린다"며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정책의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신문을 비롯한 뉴스미디어 산업 경쟁력 강화와 방송콘텐츠 선진화 기반 구축, 출판산업 활성화 및 성장기반 구축 등 올해 중점과제로 발표했다.
구체적인 추진 과제로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 대응, 신문읽기 문화 확산, 뉴스콘텐츠 품질 제고, 방송콘텐츠 제작인프라 확충, 방송콘텐츠 투융자 지원, 전자출판산업 활성화, 출판산업 활성화 기반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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