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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슈퍼히어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장영엽 2011-02-08

<엑스맨: 최후의 전쟁>은 실망스러웠다. 브라이언 싱어가 1, 2편에서 구현해낸 복잡하고도 품위 넘치는 돌연변이들의 세계는 경망스럽게 몰아치는 이야기와 액션 앞에 먼지처럼 바스러졌다. 가슴이 너덜너덜해진 팬들은 싱어가 다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이하 <퍼스트 클래스>)를 연출한다는 소식에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러나 나쁜 소식이 있었다. 브라이언 싱어는 지금 할리우드에서 모두가 원하는 남자다. 그는 <잭 더 자이언트 킬러>의 연출을 이유로 결국 <퍼스트 클래스>의 감독직을 고사했고, 바통은 <킥 애스: 영웅의 탄생>의 매튜 본이 이어받았다. 좋은 소식은 <퍼스트 클래스>에 여전히 브라이언 싱어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거다. 각본가 제이미 모스와 함께 <퍼스트 클래스> 시나리오의 토대를 마련한 싱어는 완전히 떠나지 않고 이 영화의 프로듀서로 남기로 결정했다. 게다가 그와 제이미 모스의 시나리오를 너무 마음에 들어한 제작사 폭스는 이 영화가 “<엑스맨> 시리즈의 새로운 트릴로지를 여는 첫 영화가 될 것”이라 단언했다. 이 정도면 새 영화의 실체가 드러나기 전까지 마음을 달래기엔 충분하지 않을까.

<퍼스트 클래스>는 앞서 개봉한 <엑스맨> 시리즈 세편의 프리퀄이다. 영화는 한때 절친한 친구였던 자비에 교수(제임스 맥어보이)와 마그네토(마이클 파스빈더)가 어떻게 서로 등을 돌리게 되었는지, 그리하여 엑스맨과 브러더후드 집단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러한 전개에 따라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돌연변이 집단의 ‘공공의 적’이 등장한다. 세계 정복을 꿈꾸는 비밀 집단 헬파이어 클럽이다. 18세기의 고색창연한 복장과 엄격한 계급 체계를 갖춘 이 집단의 리더 세바스천 쇼(케빈 베이컨)는 돌연변이들의 능력을 흡수해 자신의 몸을 업그레이드하는 악당으로, 시리즈 사상 최강의 적으로 손꼽힌다. 이들 집단과의 대결이 울버린, 진 그레이, 사이클롭 등 기존 캐릭터들의 부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돌연변이들의 코스튬은 이전 시리즈보다 훨씬 더 원작 코믹스에 가깝게 제작되었다고 한다.

<엑스맨> 시리즈의 프로듀서 로렌 슐러 도너는 <퍼스트 클래스>를 “좀더 어두운 버전의 <해리 포터>”에 비유한다. “이 영화에서 아이들은 색다른 악당들- 때로는 외계인, 때로는 괴물- 과 싸우게 될 거다. 그들은 가끔 학교에도 가겠지만 모험을 위해 자주 수업에 빠질 것이다. (중략) 불량학생보다 흥미로운 아이들은 없다. 그리고 이 영화는 불량학생들로 가득하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이 영화에서 좀더 싱그러운 버전의 <엑스맨>을 기대해보아도 좋을 듯하다. 영화의 배경조차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가 인권을 부르짖던 희망의 1960년대라니, 알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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