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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F블록버스터] <카우보이 & 에일리언>
김도훈 2011-02-08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카우보이와 에일리언들의 대결을 그리는 영화라니. 어딘지 모르게 싸구려 B급 코믹스의 냄새가 풍긴다면, 맞다. <카우보이 & 에일리언>은 플래티넘 코믹스에서 발간된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골드러시가 한창이던 1873년의 애리조나주. 총잡이 제이크 로너건(대니얼 크레이그)은 팔에 괴상한 족쇄(알고 보면 외계인의 무기다!)가 채워진 채 아무런 기억도 없이 깨어난다. 제이크는 ‘압솔루션’이라는 마을로 정처없이 들어서는데, 이곳은 독재자 보안관 우드로우 돌라하이드(해리슨 포드)가 철통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게다가 제이크는 자신이 엄청난 현상금이 매겨긴 악명 높은 범죄자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정오의 결투가 시작되려는 찰나 외계인이 마을로 쳐들어와 사람들을 납치하기 시작한다.

재미있는 건 <카우보이 & 에일리언>가 다소 웃기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장르영화라는 사실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초의 시나리오는 코믹스의 분위기를 빼닮은 유쾌한 이야기였단다. 발군의 코미디 감각을 지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제이크 로너건 역을 처음 낙점받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종 각본가인 알렉스 커츠먼과 로베르토 오치(<스타트렉: 더 비기닝> <미션 임파서블3>)는 영화의 톤을 심각한 정극으로 바꾸었다. <셜록 홈즈2>의 일정 때문에 하차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대신할 배우로 대니얼 크레이그를 선택한 것도 꽤 일관적인 변화라고 할 법하다. <아이언맨>의 존 파브로 감독 역시 원작의 코미디적 터치가 아니라 “진정한 서부영화의 혈통에 스릴 넘치는 외계인 침공 장르를 뒤섞는다는 아이디어”에 매력을 느껴서 메가폰을 잡았다고 설명한다. 각본가 로베르토 오치는 “<용서받지 못한 자>와 <에이리언2>를 동시에 보는 듯한 영화를 기대하라”고 말한다. 말을 듣다보니 <카우보이 & 에일리언>은 꽤 하드하게 달리는 남자들의 블록버스터에 가까울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카우보이와 에일리언의 결투에서 무슨 액션장면을 만들 수 있겠냐고? 대본을 미리 본 관계자들에 따르면 “말 탄 총잡이들과 외계인의 비행선과 기차가 동시에 뒤섞이는 추격전”도 있단다. 다만 이 모든 걸 3D로 볼 생각은 접는 게 좋다. <카우보이 & 에일리언>은 3D가 아니다. “서부영화는 오직 필름으로 찍어야 한다”는 제작자(스티븐 스필버그, 론 하워드)와 감독 존 파브로의 신념 때문이다. 파브로는 “만약 서부영화를 (3D를 위해서) 디지털로 찍는다면 그건 흑백으로 찍어서 컬러를 입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한다. 뭔가 카우보이다운 고집과 간지가 느껴지는 블록버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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