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1년 1월 25일 오후 2시 장소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이 영화
지난 1991년 벌어진 개구리소년실종사건의 단면을 영화화한 작품. 관객을 안내하는 이는 방송 조작으로 좌천당한 다큐멘터리 PD 강지승(박용우)이다. 대구지사로 발령받은 그는 다시 본사로 올라갈 기회를 노리던 중, 아이들의 실종에 부모가 연관되어 있다는 황우혁 교수(류승룡)의 가설을 듣게 된다. 추적에 나선 황우혁과 강지승은 종호의 집을 찾고, 이때 종호의 아버지(성지루)에게 석연치 않은 점들을 발견한다. 추리를 거듭하던 황우혁은 아이들을 죽인 범인은 종호의 아버지이고 그래서 종호만은 죽지 않았을 것이며, 죽은 아이들은 종호의 집 어딘가에 묻혀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강지승은 황우혁의 말을 믿고 경찰을 설득해 종호의 집을 파헤치기에 이르지만, 아이들은 발견되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 사건 발생 11년 뒤인 2002년 9월, 아이들은 그들이 놀러간다고 했던 산의 중턱에서 유골로 돌아온다. 강지승은 종호의 부모를 의심했던 죄책감을 느끼고 과거의 수사관인 박 형사(성동일)를 찾아가 진범 추적에 나선다. 2월 17일 개봉 예정.
100자평
미제 사건으로 남은 실화를 영화화한다는 부담 때문일까. 전반부의 빠른 속도감에 비해 후반부의 새로운 가설에 이르러서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 아쉽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어려운 캐릭터를 신실하게 연기하는 배우들과, 당시 사건을 과장하거나 미화하지 않은 채 꼼꼼한 리얼리티에 충실한 감독의 노력이 믿음직스럽다. <아이들...>의 주인공은 강지승 PD(박용우)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라는 가설을 세워보는 것도 흥미롭다. 황우혁 교수(류승룡), 박경식 형사(성동일), 아이들의 부모(성지루, 김여진)가 주인공이었다면 완전히 다른 영화가 나왔을 것이다. 김용언 <씨네21> 기자
연출자인 이규만 감독의 전작인 <리턴>과 비교할 때, 그리고 실제 사건이 가진 힘을 생각할 때, <아이들…>은 의외로 장르적으로 연출되지 않은 스릴러영화다. <살인의 추억>처럼 희대의 사건을 통해 그 시대를 재조명하거나, <그 놈 목소리>처럼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영화도 아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허구의 안내자를 내세워 미스터리의 자극을 중화하는 한편, 부모의 깊은 슬픔이 드러나는 순간에서야 영화적인 방점을 찍고 있다. 상상으로 만들어낸 범인을 내세워 그와 대면하는 설정 또한 영화적 밀도와는 거리가 먼 부분이다. 그럼에도 ’부모가 범인’이라는 가설이 지닌 끔찍함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객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강병진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