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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 then] 공리
이주현 2011-01-31

<붉은 수수밭> <국두> <홍등> <귀주 이야기> 같은 공리의 초기작은 그녀의 이미지를 오랫동안 규정해왔다. <붉은 수수밭>의 추알은 돈 많은 영감에게 팔려가듯 시집가면서도, 가마 끄는 젊은 남자의 섹시한 등판을 흘끗흘끗 쳐다본다. <국두>의 국두는 늙은 남편의 염색공장에서 남편의 조카와 사랑을 나눈다. <홍등>의 송련은 돈 많은 남자의 넷째 첩이 되는데, 가풍이라며 반복되는 봉건적 관습에 미쳐버린다. <귀주 이야기>의 귀주는 정의란 무엇인가, 몸소 보여준다. 공리는 단 한번도 가녀린 소녀의 이미지를 어필한 적이 없다. <게이샤의 추억> 이후 공리는 <마이애미 바이스> <한니발 라이징> 등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에 안착한다(물론 그전부터 공리는 세계적인 배우였다). <상하이>에선 존 쿠색, 주윤발, 와타나베 겐과 호흡을 맞춘다. 삼합회 보스 앤소니(주윤발)의 부인인 애나는 비밀리에 중국 저항군으로 활동한다. 애나는 공리의 익숙한 이미지(정의로운 꿈을 꾸는 아름다운 여인의 이미지)를 조합해 만든 캐릭터다. 날이 갈수록 우아해지는 여인(공리)의 향기는 <상하이>에서도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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