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옛날 사람(레전드)을 내가 닮았다고, 세상은 주장한다. 하지만 속상하게도, 그보다 앞서 미디어는 레전드의 놀라운 재림에 흥분했다. 이는 화이트 라이즈의 보컬리스트 해리 맥베이의 불만이다. 그를 피곤하게 만드는 레전드는 조이 디비전의 이안 커티스이며, 해리보다 일찍 레전드를 소환하고 명예를 얻은 자는 인터폴의 폴 뱅크스이다. 스쿨밴드로 출발해 앨범 두장을 발표한 런던발 젊은 삼인조 화이트 라이즈는 그러나 젊지 않은 음악을 들려준다. 보컬의 음침한 음색부터가 70년대 레전드를 환기하고, 큐어처럼 찰랑이는 기타, 티어스 포 피어스처럼 불안한 듯 아름다운 멜로디, 그리고 해피 먼데이스처럼 흥을 부르는 찬란한 건반이 사운드의 축이다. 그들은 어둠을 사랑하고, 어둠 속에서 춤추는 사람들을 지지한다. 그토록 부정하고 싶어 하는 레전드가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