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덴즐러,
2월27일까지 / 마이클 슐츠 갤러리 서울 / 02-546-7955
열린 결말로 끝나는 영화의 마무리는 관객의 몫이다. 왜곡되거나 흐릿하게 묘사된 부분을 담고 있는 그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위스 아티스트 앤디 덴즐러의 작품은 완성되지 않은 퍼즐 같다. 고장난 TV화면이나 인화에 실패한 사진처럼 일렁이는 캔버스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소실되거나 왜곡된 부분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난다. 회화를 그리지만 사진과 영화에도 관심이 많은 이 작가는 사진의 장시간 노출 기법이나 영화의 모션 블러 기법을 차용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든다. 그 오묘한 정서를 체험하는 건 넋을 잃고 바라볼 정도로 황홀하다. 덴즐러는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신예 작가지만, 이미 미국 백악관에 자신의 작품을 건 유망주다. 이번 전시는 한국 최초 개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