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월 20일(목) 오후 4시 50분 장소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이 영화 황산벌 전투 이후 8년. 그 사이 신라는 백제를 수중에 넣었고, 당나라와 연합해 삼국통일의 대업을 꿈꾼다. 당나라는 신라에 고구려 평양성 공격을 명한다. 그러나 신라 김유신 장군(정진영)은 당나라가 한반도 전체를 집어삼키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조심스레 고구려와의 연합 작전을 꾀한다. 하지만 고구려 연개소문의 장남 남생(윤제문)은 당나라와의 정치적 협상을 주장하고, 차남 남건(류승룡)은 결사항전을 주장하며 대립한다. 한편 전라도 벌교 출신 거시기는 신라군으로 징집돼 평양성 전투에 투입된다. 고구려 군에 포로로 붙잡힌 거시기는 평양성에서 씩씩한 고구려 여인 갑순(선우선)을 만나 애정을 꽃피운다.
100자평
<평양성>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김유신(정진영)인가, 거시기(이문식)인가, 연개소문의 아들들(윤제문, 류승룡, 강하늘)인가. <평양성>에는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인물 군상이 등장한다. 그들은 말을 섞을 때 걸쭉하게 자기네 고향 사투리를 구사한다. 사투리만으로 웃음을 유발하려는 건 일차원적인 방법이지만, 소소한 재미가 톡톡 터져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있는 캐릭터들이 손을 잡을 것인가, 배신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궁리하는 동안 이야기는 자유롭게 전개된다. 이준익 감독은 황산벌 전투 이후 8년, 평양성이라는 시공간을 설정해놓고 적재적소에 개성강한 캐릭터들을 배치한다. 자그마한 사건에도 시끌벅적 소란이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하나하나 공들여 묘사된 캐릭터들 때문이다. <황산벌>보다 코미디도, 이야기도 한층 무르익은 <평양성>은 이준익 감독의 장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이주현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