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학자 대니얼 레비틴은 그의 저서 <뇌의 왈츠>에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왜 모든 십대들은 음악에 열광하고 그때 들었던 음악은 왜 평생 잊히지 않을까?” 이 질문에 대한 힌트는 뇌 과학에서 연구되고 있는데, 요컨대 취향은 왜 어느 순간에 ‘고정’되고, 특정 패턴에 대한 대중성은 왜 한꺼번에(그러니까 사회적으로) 발현되는가에 대한 다양한 의심과 질문을 품게 만든다. 이런 맥락에서 요즘 궁금한 건 ‘1990년대’라는 특정 시간대인데, 이런 앨범을 접하면 특히 그렇다. 그 시간에 대한 애정과 스타일의 재현을 숨기지 않는 보니의 <<1990>>은 한국에서 알앤비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던 과거를 소환한다. 언뜻언뜻 타샤니와 애즈원 같은 분위기를 풍기면서 본격적으로 향수를 ‘노리는’ <1990>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너뿐이야> 등이 그렇다. 끈적거리기보다는 ‘찰진’ 발성이 특히 돋보이는데 그때 그 시절에 어느 정도 취향이 정착된 사람들이라면 ‘급호감’을 느낄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지금 ‘1990년대의 대중문화’가 새삼 재평가되고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 정말 ‘뇌’ 때문일까. 아하, 이거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