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1번 트랙은 대체로 앨범의 전반적인 방향을 예고한다. 그러나 빌리저스의 첫 곡은 전개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경우였다. 어쿠스틱 기타로 낭만이나 애상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의 전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적당한 시기가 찾아오면 여러 가지 병기와 전법들을 터뜨릴 것이라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적중했다. 산만한 구성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그동안 탐내왔을 각종 스타일을 망라한다. 과욕이 재치와 능력을 만났다.
김학선 (웹진 ‘보다’ 편집장) ★★★☆ 보도자료에서 홍보하는 것처럼 ‘눈부신 감성 촉진제’로만 앨범이 가득 차 있는 건 아니다. 멜랑콜리한 트랙들과 함께 제법 로킹한 트랙도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점이 오히려 더 앨범을 풍성하게 만들고, 또 듣는 재미를 준다. 목소리에도 설득력이 있다. 어찌됐든 주목할 만한 포크록 싱어송라이터의 등장이다. 이 점에선 홍보문구와 일치한다.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 어둡고 스산하다. 아침부터 잔뜩 흐린 하늘이 도대체 맑아질 것 같지 않은, 요컨대 18살의 한복판에 내던져진 기분인데 그나마 나른하고 안락한 공기가 위안처럼 들린다. 그러니까 <That Day>라든가 <Pieces> 같은 곡들. 남자 싱어송라이터의 전형에 빠질 듯 빠지지 않는 감각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김도훈 ★★★☆ 보풀이 일어난 스웨터를 입고 머리는 나흘 안 감은데다가 방구석에는 닐 영, 엘리엇 스미스 앨범을 쌓아놓을 것처럼 생겨먹은 아일랜드 청년 1인밴드의 앨범이니 여대생 손님을 위한 BGM으로 틀어젖히면 좋겠다 싶어 이 앨범을 산 카페 주인들은, 잠시 움찔 했겠지. 생각만큼 말랑말랑하지만은 않은 근사한 데뷔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