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거,
2월6일까지 / 갤러리현대 강남 / 02-519-0800
적막하고 신비롭다. 보자마자 초현실주의작가 조르지오 데 키리코의 그림이 생각났다. 중국의 여성 신인작가 송이거의 그림은 색채 과잉, 자의식 과잉의 동세대 중국 작가들과 거리감이 있다. 그녀의 그림 속 낡은 소파나 빛바랜 욕조 타일은 어떤 의도나 메시지도 전달하지 않은 채 그저 그 자리에 정지되어 있다. 그러나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자신의 과거나 현재의 일상 속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는다는 송이거는 아마 자신의 일기를 관객에게 슬쩍 보여주기보다는 관객 스스로 그림을 관람하며 그들 각자의 이야기를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길 바라는 모양이다. 의도가 어떻든 송이거의 작품은 매혹적이다. 세계적인 예술가 반열에 오른 쩡판즈가 강력 추천할 만한 이유를 알겠다. 국내 첫 개인전에서는 그녀의 작품 16점이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