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아.이.유.의.좋.은.날.레.알.대.박!'
'국민 여동생'으로 떠오른 여고생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17)가 가요 프로그램에서 '좋은날'을 부를 때면 굵직한 남성 팬들의 이같은 응원 목소리가 들려온다.
후렴구 "나는요 오빠가 좋은 걸 어떡해"란 가사에선 "와~"하는 함성도 터져나온다.
인터넷에선 '아이유 앓이' '아이유 주의보' 등 여러 신조어가 생겨났고, 그의 새 미니음반 '리얼(REAL)'의 타이틀곡 '좋은날' 후반부 3옥타브 미에서 시작해 파, 파 샤프(#)로 올리는 아이유의 가창력을 놓고 '3단 고음'이라는 별칭도 만들어졌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좋은날'은 연말 음악차트 1위를 휩쓸었고,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 1위도 차지했다.
2008년 여중생 가수로 등장한 아이유는 올해 2AM의 임슬옹과 듀엣한 '잔소리', 성시경과 듀엣한 '그대네요'를 히트시키며 인기에 시동을 걸더니 '좋은날'로 꽃을 피웠다.
최근 인터뷰한 아이유는 데뷔 2년 만에 쏟아지는 환호에 어리둥절한듯 했다.
"저를 다루는 분석기사가 나오고, 제 이상형까지 기사화되니 얼떨떨해요. 빨리 사랑받아 기분 좋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무섭기도 하고요. 요즘은 주변 상황에 신경 안 쓰고 노래만 부르겠다고 생각해요. 이제 인터넷도 많이 안 보려고요."
화려한 외모의 걸그룹도 많은데, 초등학생부터 삼촌 팬까지 평범한 소녀 아이유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좋은날'이 멜로디가 독특하고 노래가 좋기 때문 아닐까요. 제가 사실 161㎝의 키에 그리 예쁜 외모도 아니잖아요. 오히려 외모가 어정쩡하고 행동도 어설퍼 친근한 이미지 덕을 본 것 같아요."
일부에선 '벼락스타'라고도 하지만 아이유가 자고 일어나니 유명세를 치른 경우는 아니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에는 아이유가 탈락했던 JYP엔터테인먼트 오디션 당시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기도 했다.
아이유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오디션을 보러 다녔는데 10여 차례나 떨어졌다"며 "그때는 여러가지로 부족했다. 또 외모도 못생겼고 목소리도 지금과는 좀 달랐다. 다시 같은 기획사에 오디션을 봐도 똑같이 떨어졌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앳된 외모와 달리 노랫말의 감정을 살린 성숙한 가창력은 이미 이문세, 윤상, 윤종신 등 선배 가수들이 인정했다.
롤 모델로 이문세를 꼽은 그는 "존경하는 선배님이 많지만 그중 이문세 선배님의 창법이 좋다"며 "난 노래할 때 기교에 관심 없는데 이문세 선배님은 좋은 음색을 기교없이 표현하신다. 솔직히 첫방송이 끝나고 인터넷에 '3단 고음'이라는 말이 나와 부담됐다. 아직까지 실수는 없었는데 무대에 오를 때마다 긴장된다"고 웃었다.
사소한 것까지 주목받다보니 아이유의 말과 행동은 연일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한다.
최근에는 재학 중인 동덕여고에 떡을 돌린 사실까지 '모교사랑'으로 오르내렸다. 1위를 자축한 것이냐는 말에 아이유는 손사래를 쳤다.
"저 때문에 학급 평균도 떨어지고 소란스럽기도 하니 죄송해서 엄마와 상의해 떡을 돌렸어요. 스케줄때문에 조퇴를 자주해 지금은 공부 못해요. 하하. 내년이면 고3인데 대학 진학 여부는 조금 더 고민해보려고요. 스케줄이 많아져 공부를 열심히 못할 것 같아서요."
또 태양, 유승호, 유아인 등 이상형을 다양하게 꼽아 인터넷이 시끄러웠다고 하자 "사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어떤 스타일이 좋다는 기준이 없다"며 "여전히 난 연예인들을 직접 보면 너무 멋지고 신기하다. 이제 말조심도 해야겠다"고 웃었다.
이처럼 시원스레 툭툭 내뱉는 말투는 현재 출연 중인 SBS TV '일요일이 좋다'의 코너 '영웅호걸'에서 보여지는 아이유의 엉뚱한 매력을 잘 살려주고 있다. 아이유는 다음 달 방송될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에서도 실제와 닮은 인상적인 캐릭터 김필숙으로 등장한다.
그는 "연기는 아직 낯설지만 외모 컴플렉스를 갖고 노래하는 학생 김필숙은 실제 나와 비슷해 꽤 몸에 맞는다"고 했다.
이어 "내년에는 음반도 꾸준히 내고 연기, 예능 프로그램 활동도 열심히 하고 싶다"며 "그중 음악은 나의 첫손에 꼽힌다. 기타를 배우며 음악 공부를 틈틈이 하는데, 빨리 여자 솔로 가수로 자리매김 하고 싶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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