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3… 0…. “0석.” 판매완료의 순간. 그 순간을 영화제 기간 동안 수차례 겪으면서도 매번 0이라는 숫자의 짜릿함과 우리 영화제가 선정한 작품에 대한 뿌듯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줬다. 한 작품이 2번 연속 매진을 기록하는가 하면 동시간대의 두 작품이 함께 매진되기도 했다. 그런 순간마다 “네가 고생이 많다”며 기분 좋은 쓰다듬을 받는 듯했다. 내가 그 티켓을 다 사들인 것도 아닌데 말이다.
기분 좋은 판매완료의 순간이 또 있었으니 바로 이번 영화제 기념품 중에서 가장 야심차게 준비한 ‘라이터’의 판매완료 순간이다. 라이터에 예쁜 옷을 입히기 위한 계획이 세워졌고 그 옷을 재단하는 역할이 하필이면 내게 주어졌다. 왜 1박2일이나 걸렸는지 아직도 의문스러운 그 일이 이번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나의 다크서클을 깊게 드리우게 한 일 중 하나였다. 당당한 포스로 부스에 모습을 드러낸 라이터는 그의 미친 존재감으로 결국 부스에 모습을 드러낸 지 이틀 만에 품절이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감추게 되었다. 역시나 이 순간에도 “네가 고생이 제일 많다”며 나의 다크서클을 지워주는 듯했다. 깨끗하게 지워주진 못했지만. 판매완료의 아름다운 순간을 겪으며 우리 영화제에 파이팅을 걸어주는 기운들이 느껴져서 영화제 내내 신나서 일할 수 있었다. 앞으로 서울독립영화제도 한국독립영화도 여러 사람들의 사랑으로 판매완료의 짜릿함을 계속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ps. 영화제를 방문해주신 문석 편집장님이 인디당에 가입하시던 모습도 참으로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