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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0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힘들었던 것도 많았지만 이룬 것도 많았습니다. 올해는 더 나은 내년으로 가는 희망의 빛을 본 한해였습니다."

그룹 JYJ(재중ㆍ유천ㆍ준수)는 우여곡절 많았던 지난 1년여를 '희망'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안정된 둥지를 스스로 박차고 나와 홀로서기를 감행하며 숱한 장애를 만났지만 자신들의 선택에 당당했고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처음으로 국내 언론 인터뷰에 나선 JYJ를 최근 만났다. 재중, 유천, 준수는 7년간 아시아 최고 인기 그룹 동방신기 멤버로 활동하다 지난해 7월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 분쟁을 시작했고 이후 각자 뮤지컬ㆍ드라마에서 활동하다 지난 10월 JYJ를 결성해 월드와이드 음반 '더 비기닝(The Beginning)'을 발매했다.

"어렵게 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 쉽게 갈 부분도 있는 법인데 모든 게 어렵게 진행되긴 했어요. 미국 공연비자가 거절된 문제도 그렇고 황당한 일이 수십 번씩 일어나 사실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끝이 좋아 힘이 되고 희망을 꿈꾸게 됐습니다."(준수)

"독립을 결심하면서 각오는 돼 있었지만 저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파란만장한 우여곡절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벽에 부딪힐 때 멈췄으면 여기까지 못 왔죠. 두렵고 힘들고 많이 불편했지만 어쨌든 셋이 함께 가는 것이라 의지가 됐고 유천이의 드라마, 준수의 뮤지컬이 잘되고 JYJ 쇼케이스 성과도 좋아 더 열심히 하고 노력하면 지금보다 더 밝은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재중)

"다져지지 않은 시작이었잖아요. 어떤 완성된 것에 들어간 것이 아니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대로 탄탄해진 것 같고 주어진 일 안에서는 성과도 내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지난 1년간 여유도 찾은 것 같고 생각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유천)

◇"전보다 행복하다" = 그래도 홀로서기 이후 후회한 적은 없었을까. 이들의 말처럼 JYJ의 앞에는 계획대로 진행된 일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그들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일본 활동도 막힐 위기에 처했고, SM과의 법정 분쟁 속에 방송 출연도 자유롭지 못했다. 이들은 오는 31일 'KBS 연기대상'을 통해 1년 반 만에야 지상파 TV 무대에서 공연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후회는 안 해요. 오히려 좋아진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후회는 하지 않는데 다만 어떤 미련이나 감정적인 부분이 남아있죠."(유천)

"후회도 안 할뿐더러 지금의 행복의 무게를 알 수는 없지만, 전과 비교한다면 더 행복하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다져야 할 것도 많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그 안에서 여기까지 온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팀워크가 너무 좋은 덕분인 것 같습니다."(준수)

"일본 활동이 현지 소속사와의 문제로 묶인 것은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당황스러웠고, 합리적이지 않고 정의롭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잘 풀릴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저희는 이미 많은 산을 잘 넘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재중)

◇월드와이드 음반 발매..미국 쇼케이스 대성황 = JYJ는 데뷔 앨범을 영어로 냈다. '월드와이드 음반'이라는 수식어답게 이들은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라 한국과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에 계신 분들에게 동시에 어필하고 싶었습니다. 영어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노력으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저희는 지금껏 매번 도전해왔고 그런 저희를 팬이 지켜봐 주기 때문에 영어 음반에 대해 두려움은 없었습니다."(재중)

세계적인 뮤지션 카니예 웨스트, 로드니 저킨스와 작업하는 행운을 누렸고, 빌보드지 표지를 장식하면서 기사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미 아시아에서는 큰 별이었던 이들에게도 이는 분명 특별한 경험이었을 터. 또 미국에서의 쇼케이스가 대성황을 이룬 것은 스스로도 믿지 못할 일이었다.

"'이런 작업방식도 있구나…' 싶었죠. 일을 하는 느낌이 아니라 자유로운 느낌이 들었어요. 진짜 음악하는 사람들이 음악을 즐기면서 만드니까 듣는 사람도 절로 즐기게 된다고 할까요. 국내를 포함해 아시아에서는, 물론 저희가 바빠서 그런 시스템하에서 작업했는지 모르지만, 작곡가가 중심에 서 있고 그분이 모든 것을 만들어오면 가수는 그냥 받는 입장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카니예, 로드니로부터 함께 만들어보자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제로에서부터 같이 시작한다는, 음악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았고 여러 사람의 의견이 모이다보니 더욱 수준 높은 음악이, 획기적인 것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유천)

"빌보드지 표지에 우리 사진이 실린 것을 보고 기분이 정말 좋았죠.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미국에서는 앨범이 아직 발매도 안 됐는데 저희가 최고의 가수들 관련 기사 사이에 끼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죠."(재중)

"비록 미국 뉴욕 쇼케이스가 비자 문제로 무료 공연으로 전환됐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러한 선택으로 미국에서 폭발적인 반응과 좋은 이미지를 얻게 됐습니다. 지금껏 공연을 위해 뉴욕을 간 적이 없고 오로지 우리 셋 이름만 걸고 공연을 했는데 3천 명 정원인 공연장에 7천 명이 몰려든 것을 보고 정말 감동했습니다. 더구나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좌절하고 싶은 때가 많았지만 이번 미국 쇼케이스를 계기로 더 많은 분께 저희 음악을 들려 드릴 수 있게 됐고 라스베이거스와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좋은 반응을 끌어내 너무 기뻤습니다."(준수)

◇"유럽 투어도 계획" = JYJ는 최근 일주일간 모처럼의 휴가를 얻어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를 일주했다. 세 멤버가 함께 휴가를 보낸 것은 데뷔 후 이번이 처음이다.

"드라이브하며 맛집 찾아다니고, 바다에 가서 배도 타고 밤에는 술도 마시며 여유를 느꼈습니다. 데뷔해서 처음으로 함께 간 휴가였는데 좋았습니다."(유천)

JYJ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데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 출연한 유천의 '공'이 크다. 그가 이 드라마로 인기를 끌면서 동방신기, JYJ를 몰랐던 30-40대 여성팬이 대거 JYJ 팬으로 가세한 것.

"원래도 아줌마 팬이 많긴 했지만 유천이 덕분에 더 많이 생겼어요. 아줌마 팬 중에는 유천이를 신인 배우로만 아는 분도 많아요.(웃음)"(준수)

"인터넷에 유천이의 팬으로 유명한 백발 할머니가 계세요. '성균관 스캔들' 때문에 유천이를 알게 되신 후 저희 콘서트 때도 많이 오셨어요. '이선준'에 완전히 꽂히셔서 유천이를 알게 되고 JYJ 팬까지 되신 거죠."(재중)

준수와 재중이 나란히 유천의 엄청난 인기에 감탄하자 쑥스러워하던 유천은 "내년에 더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겠다"며 미소지었다.

비록 지름길, 편한 길을 걷지는 못했지만 JYJ는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했다. 그리고 희망과 함께 새로운 해를 맞이하려고 한다.

"내년에는 콘서트 음원을 음반으로 발매하는 계획이 있고, 월드와이드 두 번째 음반도 내고 싶어요. 미국에서는 1월에 음반이 나오고 유럽 투어도 계획하고 있어요."

JYJ의 에이전트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일본 팬들도 최대한 빨리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간 문제 됐던 부분들이 잘 풀리고 있다"고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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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