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대중문화 분야의 정책이 가장 두드러진 한해였다.
대중문화예술상이 제정되고 대중문화예술인의 날도 지정됐다. 또 갈수록 나이가 어려지는 청소년 연예인 문제가 사회적 논란거리로 등장하면서 관련 법이 정비됐고, 예산지원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영화제작에 대한 직접 지원제도가 폐지됐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함께 이들 국가가 회원으로 참여하는 T20 관광장관 회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등 문화 분야의 다양한 국제 행사가 한국에서 개최되는 등 이 분야의 세계적 위상도 제고됐다.
◇대중문화예술 정책 '혁신 원년' = 문화체육관광부는 한류 열풍의 선두 주자이면서도 사회적 위상이 취약한 대중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처우 개선 방안을 내놨다. 매년 11월 마지막 넷째 주 월요일을 '대중문화예술인의 날'로 정하고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도 신설했다.
대중문화예술상의 최고 영예인 보관 문화훈장 첫 수상자로는 배우 신구, 원로 희극인 임희춘, 성우 고은정 씨가 선정됐다. 이와 함께 한국 통기타 음악을 개척한 가수 윤형주, '비내리는 영동교' '신사동 그사람'의 주현미, 작곡가 이호준, 가수 고 신세영 씨가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32명이 수상자로 결정됐다.
정부는 대중문화예술인을 위한 명예의 전당을 세우는 한편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키로 했다.
대중문화예술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대중문화예술인 지원센터'를 만들어 표준계약서와 지적재산권, 인권 문제 등에 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심리 치료와 정신 건강을 위해 전문가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원로 대중문화예술인과 전문가 등을 옴부즈맨이나 멘토로 위촉해 권리 구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청소년 연예인에 대한 인권침해를 막기 위한 권익보호 대책도 마련해 매년 연예계 실태조사를 벌여 청소년 연예인들의 애로사항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연예기획사 난립을 막기 위한 연예기획업 등록제 도입, 심야 시간대 활동 제한 등 청소년 연예인 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청소년 연예인들의 성 보호를 강화하고 학습권과 근로권을 최대한 보장토록 계도 활동도 펴기로 했다.
영화 분야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평점 0점을 받는가 하면 조희문 전 영화진흥위원장의 압력 논란이 일었던 독립ㆍ예술영화 제작에 대한 직접 지원이 폐지되고 간접 지원으로 전환됐다.
◇문화분야 국제행사 잇단 개최 = 2010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가 5월 서울에서 개최됐다.
'예술은 사회성을, 교육은 창의성을'이란 표어를 내건 이 대회는 각국의 문화예술교육 담당 장ㆍ차관급 인사와 학계, 비정부기구(NGO) 대표 등 129개국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대회에서는 문화예술교육 발전을 위한 실천 전략을 담은 서울선언을 채택해 193개 유네스코 전 회원국의 교육 지침으로 활용키로 했다.
서울선언은 예술교육의 접근성 확보를 통한 교육부흥, 양질의 예술교육 활동과 프로그램 보장, 예술교육을 통한 세계의 사회ㆍ문화적 과제 해결 등 3대 목표 아래 12가지 세부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선언은 청소년의 인지적ㆍ감정적ㆍ미적ㆍ사회적 발달을 조화롭게 촉진하고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예술교육을 강화하며 평생교육 및 세대 간 교육을 도모하는 한편 예술교육가들의 역량도 높이기로 했다.
또 예술가와 교육가의 협력을 촉진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예술교육 파트너십을 활성화하자고 제안하고 사회적 책무와 통합, 문화적 다양성을 촉진하기 위한 예술교육 지원도 선언에 포함됐다.
G20 서울 회의 한 달을 앞두고 10월11∼13일 충남 부여에서는 T20 관광장관회의가 열렸다.
T20 회의에서 채택된 '부여선언'은 G20 정상회의에 전달할 관광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으며 관광이 일자리, 수출 등에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동반성장에 기여한다는 점을 새삼 확인했다.
회원국들은 선언문에서 관광을 통한 경제번영 촉진, 관광의 고용창출 증대, 세계 개발 어젠다에 대한 관광의 기여, 지속가능한 개발 도모 등 4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회원국들은 또 세계관광기구(UNWTO)와 세계노동기구(ILO),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를 비롯한 국제기구와 적극적인 협력 및 지원 체계를 갖추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문화예술위원장 해임 소송결과 촉각 = 1월 서울행정법원은 2008년 12월 해임당한 김정헌 전 문화예술위원장이 낸 해임처분 집행정지 신청 1심에서 본안 소송의 확정 판결 때까지 해임 효력을 정지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위는 약 두 달간 위원장이 2명인 사태가 빚어지면서 해임의 적절성을 놓고 또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김 전 위원장은 작년 12월 해임무효 소송 1심에서 승소한 데 이어 지난 8월 2심에서도 승소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C등급 금융기관에 투자해 입은 약 50억원의 기금 손실을 배상하라며 문화예술위가 낸 소송에서도 1, 2심 모두 승소한 상태다. 기금 투자손실 문제는 문화부가 김 전 위원장을 해임하면서 주요 사유 중 하나라고 밝힌 사안이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 분야 '코드 인사'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 온 김 전 위원장의 해임과 관련한 소송이 어느 쪽으로 최종 결론나느냐에 문화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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