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SBS 주말극 '시크릿가든'에서 윤상현은 한류스타 오스카 역을 몸에 맞춘 것처럼 감칠맛 나게 소화한다.
오스카는 아시아 최고의 한류스타지만 무게 있는 대스타라기보다는 철부지 아이돌에 가깝다. 드라마 '겨울새'나 '내조의 여왕',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에서 윤상현이 연기했던 철없는 어른 역할과 일맥상통한다.
윤상현은 전작들처럼 '시크릿가든'에서도 물 만난 고기처럼 몸만 자란 듯한 어른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한다. 순간순간 변하는 표정들에서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고 투정부리는 말투 안에서 숨겨진 진심이 언뜻 내비친다.
8일 오후 경기 여주 마임비전빌리지 촬영장에서 만난 윤상현은 "원래 가수 역할에 욕심이 있었다"며 "대본을 보고 이제껏 보지 못했던 가수 역할을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별은 내 가슴에'의 안재욱씨처럼 가수 역할 하시는 분들 보면 멋있고 카리스마 있는데 저는 '왜 가수 역할은 멋있게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단순하고 직선적인 성격의 가수 역할을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는 "멋있는 한류스타 역할을 하면 재벌 2세인 주원(현빈)과 대립해야 하는데 '과연 그게 될까. 나도 살아남아야겠다'라고 생각해 오스카 역할을 재미있게 바꿔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믹한 캐릭터라고 준비에 소홀할 수는 없었다.
윤상현은 오스카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체중을 10kg가량 빼고 춤 연습에 매달렸다.
한때 가수를 준비했을 정도로 뛰어난 노래실력을 갖춘 그는 OST 수록곡인 '바라본다'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그는 실생활에서도 한류스타 오스카의 인기를 실감한다고 했다.
"아주머니들이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오스카!' 하고 불러주시면 인기가 있긴 한가보다 하고 생각해요. 전 여전히 아주머니들한테 반응이 있는 것 같네요.(웃음)"
시놉시스 상에서 오스카는 여심뿐 아니라 게이인 천재 음악가 썬(이종석)의 마음도 흔들게 된다.
윤상현은 썬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잠시 당황한 듯하다 "썬을 잠깐 잊고 있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아직 표면적으로 드러난 건 없는데 뒤로 가면서 관계가 발전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어떻게 될지 궁금하고 두렵다"고 말했다.
주원의 친척이자 앙숙이기도 한 오스카는 천하의 바람둥이지만 알고보면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순정파다운 면모도 갖췄다. 그는 첫사랑인 CF감독 윤슬(김사랑)을 잊지 못하면서도 주원을 자극하기 위해 자신의 팬인 길라임에게 접근한다.
"김사랑씨와는 아픈 사랑과 관련한 장면을 많이 찍어서 힘든데 하지원씨와는 편해요. 앞으로 뭔가에 이끌려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지금은 편한 상태에요."
'시크릿가든'에 대해 그는 "첫 사랑을 다시 기억나게 하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첫눈에 반하는 두근거림을 감독님이 잘 잡아내서 찍어주세요. 그런 긴장감이 있다가 오스카가 나와서 웃겨주면 긴장감이 풀어져요. 쥐었다 풀었다 하는 매력이죠.(웃음)"
극중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나오는 만큼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오스카와 주원의 대저택도 화제다.
이 저택들은 한 건강식품회사 연수원에 들어선 세트로 높은 천장과 전면 유리창, 넓은 정원을 갖춰 고급스런 분위기를 풍긴다. 오스카의 작업실에는 그랜드 피아노와 드라마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오스카의 CD와 포스터 등이 배치돼 현실감을 높였다.
현빈은 "촬영할 때 워낙 천장이 높다보니 오스카랑 둘이 대화하면 언성이 높아지는 장면에서 소리가 울려 한 템포씩 쉬고 대사를 한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반면 윤상현은 극중 톱스타답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주원이와 오스카의 집을 보고 '난방비는 얼마나 들어갈까, 전기세는 얼마나 나올까' 생각해요.(웃음) 이렇게 넓은 집에서 뭘하고 지낼까 여러 궁금증이 많이 들었어요. 집이 예쁘고 좋아서 촬영하면서 이런 건축물도 있구나 하는 눈요기가 돼요."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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