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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출연하는 장애인 드라마>
2010-12-05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실제 장애인 9명이 출연해 장애인의 꿈과 희망을 그린 드라마가 선보인다.

KBS 1TV가 25일 방송 예정인 성탄특집극 '고마워, 웃게 해줘서'는 실제 장애를 지닌 인물들이 극중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드라마다.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가수 강원래와 그가 이끄는 장애인 극단 '꿍따리 유랑단'의 멤버 8명이 주요 출연진이다.

작가와 연출자에게도 아픔이 있다. 백혈병으로 딸을 떠나보낸 김효선 작가와 10년 전 교통사고로 1급 장애인이 된 김영진 PD가 손을 잡았다. 특히 김 PD는 사고 후 처음으로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는 성대결절에 걸린 남자 가수와 성우를 꿈꾸는 지체장애 여성을 중심으로 '꿍다리 유랑단'의 이야기를 녹인다.

전 3인조 그룹 디토의 보컬이었지만 연축성 발성장애 진단을 받고 가수를 포기한 오세준과 다섯 살 때 아버지가 운전하던 경운기에서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된 김지혜씨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이들 외 한손 마술사, 외팔 무에타이 선수, 청각 장애 댄서, 저신장 장애 가수 등이 출연한다.

제작진은 "육체적 장애를 겪은 이들이 모여 꿍따리 유랑단을 조직해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 성공적인 공연을 펼치기까지의 고군분투기"라며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서기까지의 과정을 개인의 영웅담이 아닌 성장기로, 감상적 접근 대신 밝고 경쾌한 톤으로 그린다"고 밝혔다.

전문 배우가 아닌 데다, 신체가 불편한 이들이 출연하는 까닭에 촬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는 않는다. 바로 그 때문에 이 드라마는 편안한 세트가 아닌 힘든 야외에서 모든 촬영을 소화한다.

김 PD는 "세트에서 촬영하면 카메라 1,2,3이 돌아가게 되는데 전문 배우들이 아니다 보니 무척 어색해하고 더 힘든 촬영이 되더라"면서 "그래서 어쩔 수 없이 ENG 카메라 한 대로 모두 야외에서 촬영하게 됐는데, 이동하는 게 힘이 들긴 하지만 투박하면서도 더욱 자연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몸이 불편하니 느리고, 배우들도 느리거나 연기를 모르니 촬영장이 참 가관이다. 그래서 웃지 못할 일도 많이 벌어지지만 그게 또 재미가 있다"며 웃었다.

"일단 빨리빨리 못하니 서로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하지만 신기한 게 다 같이 힘드니 그게 오히려 힘이 나요. 우리끼리 농담삼아 '이 드라마는 장애에 관한 리얼 드라마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촬영현장도, 연기도, 스토리도 모두 '리얼'합니다."

이 드라마에는 손현주, 송재호, 정애리, 김규철, 권해효, 구준엽 등 정상인 스타도 대거 출연한다. 모두 김 PD와 인연이 깊은 배우로, 김 PD의 10년 만의 연출작에 흔쾌히 달려왔다.

김 PD는 "제작비가 적어 이들에게 제대로 출연료를 줄 수 없다. 그럼에도 모두 흔쾌히 출연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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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