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상학과의 면접과 실기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정연기, 자유연기, 특기 등을 보는 연기전공 학과 뿐 아니라 영화전공 학과에서도 주제어로 이야기 구성 짜기 등의 실기 시험을 치른다. 실기 이후엔 면접이 기다리고 있다. 학교마다 전형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면접과 실기고사 필승 전략은 비슷하다. 각 대학 연극영화학과 교수들이 말하는 면접과 실기고사 잘 보는 법을 5가지로 정리했다.
1. 가능성을 보여라
많은 영화영상학과 교수들은 수험생들을 평가할 때 그들의 성장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본다고 답했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다. 학교는 오디션장이 아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게 학교가 할 일이다. 건국대학교 영화과 송기형 교수는 “사실 3~4분 안에 몇천 명의 학생들을 파악하는 것은 힘들다”면서 “가장 신경 써서 보는 부분은 학생들의 발전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 김정호 학과장도 “우리는 가능성을 본다. 춤이야 배우면 된다”며 기본기에 충실하되 가능성을 보이라고 조언했다. 백제예술대학 방송연예과 이상민 교수는 이렇게 정리했다. “연극경험, 영화제작 경험 다 좋다. 그러나 하얀 도화지 상태의 학생을 선호한다. 경험이 없다고 지레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원빈, 신동, 백지영 등 백제예술대 출신들도 처음부터 모든 걸 알았던 건 아니니까.”
2. 스스로를 단련하라
하얀 도화지 같은 학생을 학교가 원한다는 게, 가만히 앉아서 나무에서 열매가 떨어질 때까지 입만 벌리고 있으란 얘기는 아니다. 영화영상학과 학생이 되기 위해 최소한의 기본소양은 갖추어야 한다고 교수들은 말한다.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 박근수 교수는 “훈련된 신체를 가진 지원자에게서 많은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했다. 몸을 다루는 연기 전공자들은 새겨들을 말이다. 강동원, 이병헌, 김태희, 손예진처럼 잘생기고 예뻐야 된다는 말이 아니다. 자신의 신체를 바르게 가꾸고, 체력을 기르고, 기본기를 갖추라는 뜻이다. 박근수 교수는 또 폴란드의 한 연극예술가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공연예술가는 성직자와 같다고 한다. 그만큼 자신을 꾸준히 단련해야 한다. 이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3. 다독, 다작하라
어떻게 스스로를 단련할 것인가. 당연한 말이지만 장차 영화감독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배우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관련 영화와 공연을 많이 보는 것만큼 좋은 공부도 없다. 단국대학교 뮤지컬 전공 윤한솔 교수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친구가 공연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건 야구 선수가 되려는 친구가 야구 경기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것과 똑같다”고 잘라 말했다. 단순히 영화만 많이 보는 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어떤 점이 좋고 나쁜지를 계속 생각해야 한다. 그런 것들이 앞으로 영화작업을 하는데 좋은 자양분이 된다.”(건국대 송기형 교수) “영화뿐 아니라 잡학에 관심을 기울이고, 삶에 대해 두루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경희대 김정호 학과장)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 다방면의 독서가 필요하다. 꼭 책에 한정시킬 필요는 없다. 인터넷, 신문, 잡지, 그림이나 영화를 통해 많은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창의적인 이야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에서 나온다”(순천향대학교 영화·애니메이션전공 민경원 교수) 결국 중요한 건 보고, 읽고, 쓰는 것이다.
4. 성실하라
“음악영재는 있을 수 있어도, 영화영재는 있을 수 없다.” 경희대 김정호 학과장은 수험생들에게 무척이나 힘이 되는 말을 전했다. 피아노 영재, 바이올린 영재는 있을 수 있어도 영화감독 중에 영재는 없다는 말인데, 다시 말해 노력하는 자에게 길이 있다는 뜻이다. 성실은 여전히 중요한 덕목이다. 그렇다면 면접장이나 실기고사장에서 어떻게 자신이 성실한 사람이란 걸 드러낼 수 있을까. 교수들은 성실한 태도가 눈에 보인다고 말한다. 시험 종료 종이 울려도 끝까지 무언가 더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자세도 성실의 한 모습이고, 열심히 영화를 만들고, 연극 무대에 서며 프로필을 채워나가는 것도 성실의 한 모습이다. 영화, 연극, 뮤지컬 등 팀웍이 중요한 분야에서 성실한 사람은 늘 환영받는다. 혼자서 튀려하지 않고 성실하게 동료와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더 좋다.
5. 사랑하라
영화영상 관련학과에 지원하기 전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해보자. ‘나는 정말 영화(연기)를 사랑하는가?’ 영화영상전공 분야가 겉에서 보기엔 화려하고 멋있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대학에 입학했다고 끝이 아니다. 학교와 세상의 평가는 꽤나 냉정하다. 자신이 선택한 일을 사랑하지 않으면 중도포기할 게 분명하다. 단국대 윤한솔 교수는 “단순히 호기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학생보다는 이 분야에 애정을 가지고 매진할 수 있는 학생을 원한다. 처음에는 의욕적이었다가 갈수록 흥미를 잃어 학업을 중간에 그만두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호기심만으로 이 길을 선택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니 면접관, 채점관들에게 자신이 이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마음을 진심을 담아 전달하자. 그것이 면접과 실기고사를 치르는 수험생의 첫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