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올 안방극장에서 대타선수들이 잇달아 홈런을 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빈, 이범수, 윤시윤, 박민영, 김정은은 모두 대타로 나섰다가 안방극장을 뒤흔드는 멋진 타격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과시하거나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큰 수확을 거두는 최고의 행운아가 됐다.
◇현빈, '까칠한 백만장자' 이보다 잘 어울릴 수 없다 =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긴 SBS 주말극 '시크릿 가든'은 지금 현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그가 입고 나오는 옷, 타고 다니는 차, 하는 행동과 말투 모두가 화제를 모으며 배우 현빈과 극 중 캐릭터 김주원 모두를 단숨에 인기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김주원은 애초 장혁의 몫이었다. 장혁의 캐스팅자료까지 언론에 뿌려진 상황에서 장혁과 제작사 간 이견으로 장혁의 캐스팅이 무산됐고 그 바통을 현빈이 이은 것이다.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이후 히트작은 없었던 현빈은 이 작품으로 5년 만에 '까칠한 백만장자'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됐다.
◇이범수, '파란만장한 이강모' 온몸으로 연기 = 시청률 30%를 넘으며 특히 중장년층의 큰 지지를 받고 있는 SBS 월화극 '자이언트'의 중심에는 이범수가 있다.
그가 연기하는 이강모는 엄혹했던 1970-1980년대를 온몸으로 관통해야 했던 파란만장한 건설업자. 살인누명, 삼청교육대 입소, 시체와 바꿔치기한 후 제2의 탄생 등 이강모의 드라마틱한 인생은 이범수를 만나 펄떨펄떡 살아숨쉬게 됐다.
애초 이 역은 김명민에게 제안이 갔다. 그러나 김명민의 출연이 무산되면서 이범수가 행운을 잡았다.
이범수는 "두 번째로 제안이 온 것은 상관이 없었다. 그만큼 시놉시스가 재미있었고 내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정은 "록은 내 못다 이룬 꿈" = 김정은은 지난 9월 종영한 SBS '나는 전설이다'로 평생 마음속으로만 꿈꿔왔던 로커로 변신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신나는 음악과 김정은 등의 호연으로 인기를 끌었던 '나는 전설이다'에서 그는 아줌마 밴드 '컴백 마돈나'를 결성해 직접 기타를 치고 노래하며 여러 무대에서 공연까지 했다. 연기이긴 했지만 바로 그 연기를 통해 실제 자신의 로커 꿈을 이룬 것. 드라마 OST를 통해 노래도 10곡이나 취입했다.
그는 이 드라마를 촬영하는 내내 "록은 내 못다 이룬 꿈이다. 아무리 촬영이 힘들어도 밴드 촬영할 때만큼은 힘이 절로 솟는다"며 행복해했다.
그런데 그가 맡은 주인공 전설희는 처음에 김선아가 하려고 했던 역이다. 그러나 드라마의 편성이 변경되면서 김선아가 하차했고, 이후 김정은이 로커 역이라는 것에 두말없이 OK 하면서 전설희는 비로소 빛을 볼 수 있었다.
◇박민영, 남장여자로 초대박..재기 성공 = 2007년 MBC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혜성같이 등장해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이내 내리막길을 걸으며 잊혀지는 듯 했던 박민영은 지난 2일 종영한 KBS '성균관 스캔들'로 초대박 홈런을 쳤다.
조선 정조 시대 성균관에 들어간 남장 여자 김윤희 역을 맡은 그는 건강하고 싱그러운 매력을 한껏 발산하며 '성균관 스캔들' 신드롬과 함께 재기에 성공하는 수확을 얻었다.
이 역은 손예진, 이민정 등 쟁쟁한 선배들에게 먼저 제안이 갔지만 이들은 저마다 스케줄이 어려워 출연을 하지 못했다.
오디션을 여러 차례 보고 긴 기다림 끝에 김윤희 역을 손에 쥘 수 있었던 박민영은 3년간 절치부심했던 마음을 담아 김윤희를 오롯이 자기 캐릭터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윤시윤, 준혁 학생에서 제빵왕 김탁구로 = 시청률 50%라는 꿈의 숫자를 달성하며 지난 9월 종영한 KBS '제빵왕 김탁구'.
신예 윤시윤은 김탁구를 만나 다시 만나기 힘든 인기를 누렸다. 숱한 화제 속에 지난 3월 막을 내린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조연인 '준혁 학생' 역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윤시윤은 절호의 기회인 김탁구를 잡으면서 이제는 남녀노소가 아는 스타가 됐다.
30부작 수목극의 주인공 김탁구는 애초 다른 인기 스타 A에게 제안이 들어갔던 역이다. 그러나 A가 거절한 후 제작진은 캐스팅 때문에 심각한 혼란과 고민의 몇 개월을 보내야했다.
이 드라마의 강은경 작가가 차라리 신인으로 가겠다고 방향을 선회한 후 윤시윤에게서 자신감을 봤지만 그 후에도 진통은 계속됐고, 윤시윤에게서 김탁구는 멀어지는 듯했다. 특히 이 드라마를 편성한 KBS는 끝까지 반대했을 정도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윤시윤은 김탁구를 차지했고 '주몽' 이후 3년 만에 50%를 돌파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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