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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가족에 대한 담담한 시선..'토일렛'
2010-11-28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어머니의 장례식을 마친 레이(알렉스 하우스)는 자췻집에 화재가 발생해 본가로 들어간다.

동생 모리(데이비드 렌달)는 은둔형 외톨이로 집에만 있고, 리사(타티아나 마스라니)는 자기주장만 뚜렷하지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레이는 이들과 자주 부딪히는 탓에 머리만 아프다.

아침마다 화장실을 독점하는 외할머니(모타이 마사코)는 짜증의 대상이다. 자꾸만 자신의 일상으로 틈입하는 이들의 존재 때문에 레이의 회사생활은 갈수록 엉망이 돼 간다.

'토일렛'은 '카모메 식당'의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본격적으로 가족에 대해 말한 작품이다. 그리고 가족을 통해 '다름의 가치'에 대해 말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구성원은 4명에 불과하지만, 동양인과 서양인으로 이뤄졌다. 유전적으로 전혀 관계없는 사람도 그 안에는 속한다. 한마디로 4명은 성격부터 외모까지 제각각이다.

영화는 가족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치유돼 가는 과정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문화적 차이, 인종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주는 캐릭터도 등장한다. 레이의 직장 동료다. 인디언의 피를 이어받은 그는 모든 걸 잘 아는 전지적인 인물처럼 보인다.

오기가미 감독은 '카모메 식당'에서 서양에서 살아가는 일본인의 관점에서 서사를 구축했다. 이번에는 반대다. 서양인의 관점에서 외국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관심이 더 큰 듯하다. 그리고 다르다는 걸 아는 건 약간의 노력만 기울이면 알 수 있는 '지식'(Knowledge)이라고 주장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대사도 감칠맛 나며 이야기도 잘 흘러가지만, 영화는 결정적인 무언가가 부족해 보인다. '카모메 식당'처럼 카메라의 움직임은 마치 인간과 사물을 관조하듯 대단히 느리고 섬세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내면에 대한 관조는 부족해 보인다.

영화에 흐르는 긍정의 기운이 지나친 탓이다. 인물들의 갈등은 쉽게 봉합되고, 그 과정에서 인물들이 겪는 내면의 소용돌이는 사라진다.

어색한 장면도 있다. 모리가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할 때 외할머니가 "쿨(Cool)~"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장면은 작위적이다. 외할머니가 만두를 요리하는 장면은 음식이 화합의 촉매 역할을 했던 '카모메 식당'의 그림자마저 어른거린다.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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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