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지난 2년여 간 화제가 된 작품에는 그녀가 꼭 있었다.
배우 장영남(37). 주로 얼굴에 철판을 깐 코믹 연기로 시청자와 관객을 웃긴 그녀는 때로는 냉철한 모습도 보여주며 다양성을 추구하기도 했다.
현재 시청률 25%를 웃도는 SBS 수목극 '대물'에서 남해도지사 서혜림(고현정 분)의 보좌관 왕중기 역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 9월 인기리에 막을 내린 SBS 월화극 '나는 전설이다'에서는 냉철하고 섹시한 변호사 오승혜를 연기했다.
그 사이 영화도 부지런히 찍었다. 지난 추석에 개봉한 '퀴즈왕'에서는 류승룡의 우악스러운 아내 역을 맡았고 다음 달 개봉하는 '김종욱 찾기'와 '헬로우 고스트'에서도 장영남표 강단 있는 코믹 연기를 이어간다.
최근 경기 고양 탄현 SBS 제작센터에서 만난 그는 "메뚜기도 한철인데 쉬지 않고 해야죠"라며 웃었다.
1993년 극단 목화레퍼토리 멤버로 연극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4년 장진 감독의 '아는 여자'로 영화에 진출한 데 이어 2007년 KBS '달자의 봄'을 통해 드라마도 노크했다.
'달자의 봄'에서 '살짝 맛이 간' 캐릭터 연기로 방점을 찍은 그는 이후 '태양의 여자' '별순검2' 히어로' '달콤한 인생' 등을 거치며 시청자에게 얼굴을 각인시켰고, 영화에서는 '웰컴 투 동막골' '7급 공무원' '굿모닝 프레지던트' '애자' '베스트셀러' '하모니' 등을 통해 엣지 있는 조연의 몫을 충실히 소화했다.
특히 그가 멀쩡한 표정으로 펼치는 자연스런 코믹 연기는 옆집 언니 같은 친근감을 준다.
"제가 연극에서 주로 미치거나 죽는 연기를 많이 했어요. '미친 여자', 정말 많이 했습니다.(웃음) 그런데 그 역할들이 다 주인공이었어요. 영화, 드라마 관계자들이 그런 모습을 보시고 절 캐스팅하셨죠."
실제로 만난 그는 차분하고 여성스러웠다. 극 중 캐릭터와는 거리가 있었다.
"제 실제 성격이 와일드 하지는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성격과 다른 역할을 연기하고 나면 시원하고 뭔가 해소되는 느낌이죠. 배우라는 게 원래 반 무당인데 뭔가 쏟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원래는 매사 소극적인 편인데 연기할 때만큼은 소극적이지 않아 저도 참 신기해요. 연기하면서 저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고 그래서 자신감도 얻습니다."
그는 "예고를 나오고 대학에서도 연극을 전공했지만 사실 그때만 해도 연기에 대해 절실한 편은 아니었다. 열정도 없었다.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점점 빠져들고 욕심도 생겼다"고 했다.
그러한 욕심은 특히 지난 2년여 쉴 틈 없는 작품 활동으로 이어졌다.
"이 바닥은 무조건 쉬지 않고 연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잊혀지지 않아요.(웃음) 그나마 지난해까지는 드라마나 영화를 하면서 항상 연극 공연도 병행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체력이 훅 떨어져 올해는 공연과 병행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연예계가 치열한 경쟁사회인데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이왕이면 좋은 배우로 평가받고 싶고요."
그는 "내가 출연한 드라마들이 인기가 있다보니 요즘 동네 목욕탕을 가면 아주머니들이 알아본다.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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