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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7인치의 마법 통할까?

아이패드의 대항마, 삼성전자 갤럭시탭의 선택은

아이패드의 등장은 세계 디지털 시장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당시 디지털 시장은 이미 노트북이 있었으며 넷북 같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휴대성이 강조된 제품도 있었다. 또한, PMP나 UMPC라는 한손에 잡히는 작은 디지털 기기도 있었으며 스마트폰이 그것을 대체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 누구도 아이패드의 성공을 점치기가 어려웠다. 반응은 차가웠다. ‘이번엔 애플이 실수한 거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출시되자 <식스 센스>가 부끄러울 수준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대 이상의 완벽에 가까운 마감과 아이패드 전용 콘텐츠, 그리고 넷북을 충분히 대체할 만한 작업성(부드러운 720p 동영상에 사파리와 키노트로 대변되는), 와이파이에 적극적으로 대응되는 3G모델까지, 실제 등장한 제품은 사람들의 생각 이상이었다. 특히 아이패드를 노트북이나 태블릿PC, PMP와 같은 것이 아닌 ‘아이패드’라는 새로운 종의 기기로 인식시키는 애플의 주장에 사람들은 설득당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경쟁사들이었다. 특히 아이폰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갤럭시S의 삼성전자는 이 사태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보란 듯이 갤럭시탭을 들고 돌아왔다. i시리즈의 경쟁은 오직 갤럭시만 가능한 것처럼 아이패드의 국내 출시를 앞둔 지금 그 대항마 갤럭시탭이 등장한 것이다.

재킷 안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

아이패드를 앞에 두고 삼성이 선택한 기본적 차별화는 바로 사이즈. 갤럭시탭은 7인치다. 아이패드는 약 10인치, 갤럭시탭은 작게 만들었다. 사실 아이패드는 휴대가 어중간한 크기다. 기존 노트북을 생각하면 부담이 없지만 PMP를 생각하면 크다. 항상 휴대하면서 사용해야 한다면 아이패드의 크기는 솔직히 부담된다. 과연 휴대에 가장 부담없는 사이즈는? 7인치는 개발팀이 고심해서 만들어낸 결과일 것이다. 결과는 나쁘지 않다. 미디어에 갤럭시탭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에서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은 재킷 안주머니에서 갤럭시탭을 꺼냈다(스티브 잡스의 다소 심심한 아이패드 소개와 비교할 때 인상적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소파 위의 아이패드와 재킷 안주머니에서 꺼낸 갤럭시탭, 이미 그 차이는 명백하다. 휴대성에서 갤럭시탭의 완승. 무엇보다 386g은 오랜 시간 한손으로 들고 있어도 결코 무리가 가지 않는다. 한손으로 들기에 어중간한 아이패드의 틈새는 갤럭시탭에 정복당한 것이다. 이제 내용을 보자. 갤럭시탭이 선택한 것은 안드로이드 플랫폼. 2.2프로요 탑재는 당연히 예상 가능했던 부분이다. 아이패드와의 차이는 크기에서 시작하여 OS에서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 탑재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었던 4개의 메뉴는 갤럭시탭의 버튼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과 겹치는 것은 당신만의 착각이 아니니 안심하라.

내비게이션, 스마트에듀, 카메라 내장

갤럭시탭으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실 이 질문은 물리기도 하거니와 이미 답이 나와 있다. 아이패드가 수행했던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영화, 사진, ebook은 물론 아이패드에는 아이패드용 어플이, 갤럭시탭에는 안드로이드 어플이 있다. 이슈는 간단하다. 아이패드와 다른 것, 차별점이 무엇인가? 이것이 정확한 질문일 것이다. 갤럭시탭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내비게이션이다. 이미 SK와 찰떡궁합을 보여준 갤럭시에서부터 호평이었던 T맵, 그리고 아이나비 3D 내비게이션이 기본 내장되어 있다. 기존 내비게이션 시장으로서는 아찔한 부분이지만 사용자로서는 갤럭시탭 앞에 엎드려 절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 다음으로 스마트에듀, 이것 역시 기존 전자사전이나 PMP업계에는 꽤 절망적인 소식이지만 각종 사전은 물론 유명 입시학원 강사들이 등장하는 1천여편의 동영상은 분명히 이들 시장을 깔끔하게 흡수해버릴 듯하다. 무엇보다 PC 기반의 OS 특성상 MP4에 한정된 아이패드를 앞지르는 동영상 재생능력. 물론 모든 코덱에 대응하지는 못하지만 기존 Divx플레이어 수준을 가뿐하게 극복한다 하니 진정 PMP업계를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아이패드에서 아쉬웠던 카메라까지 갤럭시탭에는 내장되어 있다. 300만 화소라니 갤럭시탭에서 보기에는 전혀 지장없는 수준.

마지막으로 안드로이드 어플이 신기하게도 갤럭시의 7인치 화면에 자연스럽게 최적화된다는 것. 아이패드가 전용 어플을 중복 구매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굉장한 경쟁력이 생기는 부분이다. 자! 솔직히 생각해보자. 아이패드에서 아쉬웠던 기능만 골라서 추가되어 있다. 스펙만으로는 충분히 구미가 당기는 제품이다. 다만, 아이패드를 만져본 이들이 생각보다 작은 갤럭시탭의 사이즈에 당황하는 것, 그리고 아이패드의 부드러운 GUI로 익숙해진 상태에서 비교적 까칠한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분명한 변수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가격이 최대 관건이다. 만약 아이패드보다 비싸게 출시한다면 과연 소비자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