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의 새 앨범의 컨셉은 ‘다시 부르기’다. 자신의 곡과 외국 곡을 섞어 불렀는데 주로 1집에서 3집까지의 노래가 실렸다. 그만큼 그 시절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만큼 그때가 그립다는 뜻일 것이다. 어쨌든 이 앨범에서도 박정현의 보컬은 절제와 과잉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 예전엔 그게 박정현의 평가를 흐릿하게 만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바로 거기서 박정현의 대중성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앨범을 듣고 있으면 누구에게나 처음이야말로 강렬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이 앨범의 모토는 ‘옛 노래, 또 새로운 노래’다. 편곡된 <몽중인>을 듣다보면 순간 그 말을 납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