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뉴욕의 한 방송사에서 일하는 캐시(제니퍼 애니스턴). 미혼인 그녀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아이를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결혼에 관심없는 그는 절친한 이성친구 월리(제이슨 베이트먼)의 반대 속에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정자기증 파티가 벌어지던 날, 술에 취한 월리는 화장실의 한 용기에 보관돼 있던 기증자의 정자를 실수로 쏟고,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자신의 정자를 대신 채워 넣는다.
그로부터 7년 후, 다른 도시로 떠났던 캐시가 아들 세바스찬과 함께 뉴욕에 돌아오고 월리는 세바스찬을 보면서 이상한 동질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스위치'는 친구로 오랜 시간 지냈다가 어느 순간 연인으로 발전한다는 '고전적인' 연예 이야기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볼 수 있는 오해와 불신, 그리고 화해라는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정자 제공과 임신이라는 소재를 끼워 넣었다.
"삶은 늘 구차하고, 타이밍은 늘 어긋난다"는 철학을 가진 월리는 결국 아들 세바스찬과 옛 사랑이자 오랜 친구인 캐시와 결혼하면서 따뜻한 인생을 걸어갈 자양분을 얻는다. 할리우드의 가족영화답게 보수적인 주제지만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는다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소재가 눈에 띈다.
상영시간 102분 간 조쉬 골든과 윌 스펙 감독은 유머를 곁들이며 지루하지 않게 드라마를 연출했다. 훌륭한 로맨틱코미디라고 보긴 어렵지만 연말에 연인끼리 즐길 수 있는 데이트 무비로서는 별로 손색이 없다.
영화를 풍요롭게 하는 건 로맨틱코미디에 잘 어울리는 애니스턴이다. 애니스턴은 약간 단조롭긴 하지만, 코믹한 상황과 로맨틱한 상황을 적절하게 표출한다. 월리 역의 베이트먼도 애니스턴의 리액션을 잘 받으면서 극에 탄력을 부여한다.
12월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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