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전 세계 팬들을 모아놓고 공짜 콘서트를 여는 게 꿈이에요. 원하시는 분들이 원하는 만큼만 돈을 내시면 그 돈으로 불우이웃 돕기를 할 수도 있고요. 5년쯤 뒤에는 꼭 그 꿈을 이루고 싶어요."
지난달 종방한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장키)가 저조한 시청률에 허덕였지만 이 드라마의 주연 배우 김현중(24)의 주가는 오히려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가 출연한 이 드라마의 인터넷판은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는 중국어권 이외의 가수로는 유일하게 10만명의 관객 앞에서 테마곡을 부르기도 했다.
한 화장품 회사와는 2년간 17억원이라는 파격적 조건으로 모델 계약을 맺었고 '장난스런 키스'는 그의 이름값 덕분에 11개국에 수출돼 4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김현중은 최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 세계 팬들 앞에서 공짜 콘서트를 여는 것이 꿈"이라면서 "조만간 아시아 전역에서 솔로앨범을 동시 발매할 것"이라며 가수 복귀 계획을 밝혔다.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린 '장키'에 대해서는 "시청률에는 처음부터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이전보다 연기가 발전했다는 팬들의 평가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연기 최선 다해 후회없어" = '장키'는 같은 시간대 '대박' 드라마인 '제빵왕 김탁구'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두번째 연기에 도전한 김현중의 연기는 전작보다 나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김현중은 "꼭 출연하고 싶었던 작품이고, 최선을 다한 만큼 시청률에 얽매이진 않았다"며 "'잘한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나아졌다'는 말은 들었다. 연기에 감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고 다음 작품에서는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에게 연기는 '원래는 갖고 있지 않던 꿈'이다. "내가 아닌 사람으로 살아본다는 게 참 재미있다"는 그는 "한참 연기하는 재미에 맛을 들인 것 같다"고 했다.
"연기가 재미있어요. 원래 나라면 그렇게 닭살스러운 행동은 못하거든요. '장키'의 승조 같은 사람은 현실에서 보면 정말 재수가 없을 거예요. 드라마 속에선 그런 사람도 돼 볼 수 있으니 즐거운 일이죠."
드라마 속 승조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천재 캐릭터다. 그는 "쪽대본에 시달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천재가 돼 가는 것 같았다"는 재치있는 농담을 던졌다.
"슛(촬영) 들어가기 5분 전에 대본을 받은 적도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암기력이 급히 향상되더라고요. 나중에는 내가 진짜 천재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웃음) 쪽대본 때문에 힘도 들었지만 짧은 시간에 대사 외우면서 캐릭터 심리도 파악하고 제스처까지 계산하려다보니 연기에 대한 센스가 좋아진 것 같아요."
◇ "리틀 배용준, 싫지 않은 별명" = 김현중은 '장키'에 출연하기 직전 배용준의 소속사 키이스트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 비슷한 느낌의 외모에 같은 소속사 선후배 사이가 되다 보니 '리틀 배용준'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리틀 배용준'이라는 별명이 싫지는 않다. '리틀 배용준'이지 '배용준'은 아니지 않느냐. 부담감이 생기긴 하지만 '김현중'으로 불릴 때까지 노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배용준을 "좋은 조언자이자 든든한 선배"라고 말한다. '장키'의 첫 방송 직후에는 배용준에게서 "시청률에 너무 얽매이지 마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배용준) 형이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연기에 대해서는 '부담감은 부담감을 낳을 뿐이니 편안하게 내공을 쌓아가라'는 말을 해주셨죠.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힘이 됐어요. 수익금을 사회에 기부하는 것도 형의 이야기가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어려운 분들 도와주는 것을 쑥스러워하거나 창피해 할 것 없다'는 조언을 받았거든요."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그는 "다음번에는 좀 더 '나 같은 사람'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결혼했어요' 때의 모습이 원래 저와 비슷해요. 남자다워 보이고 싶어하고, 털털하기도 하고, 또 약간 특이한 점도 있고요. 자꾸 부잣집 아들을 연기하는데 사실 평범한 집에서 자랐거든요. 보통 가정에서 있을 법한 소소한 이야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정통 멜로 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SS501 해체설 사실무근..곧 솔로앨범" = 김현중이 리더로 있는 그룹 SS501의 멤버들은 각기 다른 소속사에 둥지를 틀었고 현재 각자 활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멤버들이 다른 소속사로 흩어진 경우, 해체 수순을 밟는 게 보통이다. 그룹 신화가 예외였을 정도이니 SS501의 해체설이 퍼져 나가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는 그러나 "해체는 절대 아니다. 나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우리 멤버들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우리 이야기를 믿지 않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해체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솔로로 각자 활동하다가 나중에 큰 사람이 돼서 다시 뭉치면 더 큰 인기를 모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멤버들이 생각을 정리했어요. 내년이나 내후년 정도는 같이 앨범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결정된 사안은 아니지만요."
김현중은 키이스트에 영입되면서 자신이 주도하는 음반 작업을 약속받았다. 그는 "키이스트와 같이 음악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같이 실패도 맛보고 성공도 하면서 이 부문을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솔로 앨범을 낼 계획이다. 아시아 전체에서 동시에 발매될 것이다"며 "음악은 이전의 느낌이랑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남우주연상 수상ㆍ월드콘서트가 꿈" = 드라마와 CF 출연에 해외 일정, 음반 준비 등으로 쉴 새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에게 "너무 바쁘게 사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여유가 있으면 내가 생각하는 꿈을 이루지 못한다"는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 군대 가기 전에 그 꿈들을 모두 이뤄놓고 가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
"연기자로 영화제나 연말 방송대상 시상식에서 남우 주연상을 받아보고 싶어요. 가수로는 아시아와 월드 투어 콘서트도 열어보고 싶고요.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팬들을 모아 관객들이 원하는 만큼 입장료를 내는 공짜 콘서트를 열어보는 게 꿈이에요. 그 수익금을 불우이웃 돕는 데 쓰면 뜻 깊지 않을까요."
그는 "'장키'에 출연하면서 팬들이 뭉쳐서 나를 응원해주는 게 너무 좋았다"고 팬들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팬들은 제게 가족 같은 분들이다. 그들에게 받은 게 워낙 많아서 받은 것 이상으로 돌려주고 싶다. 좋은 연기와 노래를 들려주면서 팬들과 같이 나이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24살 총각인 김현중은 "결혼은 10년 뒤에나 하고 싶다"고 말했다. "1년, 5년, 10년 뒤의 모습이 각각 어떨 것 같냐"고 물어봤다.
"1년 뒤에는 아시아 투어 콘서트를 여는 게 목표예요. 5년 쯤 뒤에는 세계 팬들 앞에서 공짜 콘서트를 열었으면 좋겠고요. 10년 뒤에는, 아마 결혼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연애할 시간도, 여유도 없거든요. 5년 뒤 콘서트의 꿈을 이뤄놓고 나면 아마 마음이 편해져서 연애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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