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과 PC의 차이점은 간단하다. 휴대를 할 수 있느냐, 할 수 없느냐의 차이. 이는 노트북의 정체성과 같다. 이런 정체성이 형성된 이유는 간단하다. 노트북이 휴대할 수 있는 PC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며 실사용자 역시 휴대와 이동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뛰어난 성능과 넓은 화면으로 데스크톱을 대체하며 노트북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제품도 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 반해 노트북 본연의 의미(휴대성)를 되살린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애플에서 새롭게 선보인 맥북에어가 그런 제품 중 하나다. 스티브 잡스가 아무 이유없이 서류봉투에 맥북에어를 들고 나오는 수고를 했을까.
이전 세대의 맥북에어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세대의 맥북에어가 추구하는 것은 더욱 얇은 두께와 무게다. 즉, 휴대성. 그리고 그런 휴대성에 똑같은 성능의 PC를 구현하는 것이 이번 맥북에어의 핵심이다. 애플의 광고카피를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이 얇은 두께 안에 다른 MAC 시리즈와 똑같은 풀사이즈 기능의… 줄어든 것은 무게뿐입니다.’ 노트북 이용자에겐 굉장히 달콤한 말이다. 사실 이전 세대의 맥북에어는 발열문제, 애플노트북치곤 비교적 짧은 작동시간, 그리고 게임 같은 하드웨어 리소스를 많이 잡아먹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어려운, 혹자의 말에 의하면 예쁘고 커다란 넷북이란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의 맥북에어는 다르다고 한다. 비록 최적화가 잘된 게임이긴 하지만 노트북으로서는 부담스럽게 마련인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2>를 구동할 수 있다고 하니 감동적. 노트북에서 3D게임을 구동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하냐 반문할 수 있으나 하드웨어가 최소한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일반적인 노트북 사이즈라면 이해를 하겠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의 맥북에어는 얇다. 그것도 대단히 얇다. 맥북에어는 아이패드에서 보여주었던 기술적인 성취를 도입한 최고의 엔지니어링 기술이 도입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맥북에어는 노트북의 힌지쪽이 두껍게 시작되었다가 앞쪽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구조다. 제일 얇은 부분이 0.3cm에 불과하며 가장 두꺼운 부분도 1.7cm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얇은 두께 속에 3D게임까지 구동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는 것이다.
11형과 13형 두 가지 모델로 선보이는 새로운 맥북에어는 11형의 경우 무게가 1.06kg밖에 나가지 않아 휴대성이 발군이다. 이런 하드웨어가 가능한 것은 유니보디 알루미늄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유니보디는 통알루미늄을 CNC를 통해 순수하게 깎아나가 완성한 몸체를 말한다(유튜브에서 맥북 유니보디 제작과정을 찾아볼 수 있다). 즉, 프레임과 부품이 결합되어 몸체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몸체의 프레임이 통으로 되어 있다는 것. 물론 얇은 두께를 유니보디로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엔지니어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막대한 시간과 노력과 비용은 기본. 새로운 맥북에어에서 엔지니어링의 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은 다른 것이 아니다. 맥북에어는 노트북의 얇음에 대한 도전과도 같기 때문이다. 인텔과의 공조가 부족했던지 코어 i시리즈가 탑재되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현존하는 최고의 노트북을 애플이 만들어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