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본성이 그렇다.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마음, 휴가 때 바다나 산으로 떠나는 이유가 그런 것이다. 즉 아날로그로의 회귀는 사람으로서 본능의 한 표현이다. 디지털 세상에도 그런 본능이 살아있다. 물론 맹목적으로 디지털에 대해 과신하던 초기의 경향은 번외로 두자. 아날로그로 돌아가려는 마음이 제품에 그대로 표현된다. 대표적인 예가 나무를 사용하여 디지털의 차가운 속성을 그나마 따뜻하게 만들려는 움직임이다. 물론 환경보호와 자원 재활용 부분에서도 이런 컨셉은 더욱 환영받고 있다. 그래서 아수스의 시도가 마음에 든다. 비록 애플만큼 간결하고 쌈박한 디자인은 뽑아내지 못했지만 아수스의 노트북은 정감이 간다.
아수스 U33JC는 아수스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대나무를 사용한 노트북이다. 물론 그들이 말하는 대나무 노트북의 의미는 약간 과장된 면이 있다. 노트북 전체를 감싼 것이 아니라 상판과 같은 일부분에 대나무를 사용했다. 하지만 일부만 사용했다 하더라도 그 가치와 의미는 충분하다. 외관상으로 보아도 기존 노트북에 비해 무게감이 있으며 고급스럽고 안정감이 느껴진다. 재질적인 특성으로도 알루미늄과 나무는 잘 어울리는 소재다. 이 제품에서 대나무를 사용한 부분은 상판과 팜레스트, 그리고 터치패드다. 팜레스트와 터치패드 부분은 키보드를 제외하고 항상 손이 닿는 곳이다. 디자인이 멋지고 알루미늄의 금속성을 잘 표현한 경쟁사 노트북의 경우 접지를 하지 않으면 이 부분에 미세한 전류가 흘러 불쾌했던 적이 있다. 또한 금속성을 만지는 질감 자체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아수스 U33JC는 나무를 사용하여 전류의 셈현상을 최소화하고 무엇보다 손에 닿는 그 느낌이 금속의 느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아수스 U33JC는 전력절감 기술인 슈퍼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했다. 비슷한 개념의 엔비디아의 옵티머스 기술, 즉 그래픽의 사용성에 따라 자동적으로 내장 그래픽 칩셋이나 G310M 칩셋으로 가동의 여부를 설정해주는 기능 덕분에 배터리는 최대 8시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노트북 팬이 가동될 만한 작업에서의 측정이 아니라는 것은 알 것이다). 최근 노트북의 배터리 효율과 전력관리 시스템의 기술이 좋아져서 8시간의 배터리 사용이 획기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사용량을 20% 줄였다는 대나무 노트북의 컨셉, 그리고 이산화탄소의 절감을 가져오는 배터리 시스템이라 마케팅을 펼치는 사실 자체가 디지털 제품군에서 흔한 경우는 아니기에 인상적이다.
아수스 U33JC는 i5코어에 4G메모리, 500G의 하드디스크를 탑재해 스펙상으로 나무랄 것이 없는 제품이다. USB 3.0을 채택하고 있어 지원하는 주변기기와 연결된다면 놀라운 전송 속도를 체험할 수 있다. 13.1인치의 LED 백라이트 시스템을 탑재하고 알텍렌싱의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해, 슬림한 몸체에서 의외의 높은 퀄리티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ODD는 탑재되지 않았으며 가격은 오픈마켓 기준으로 100만원대 초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