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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영화] 플레이 투더본 Play It to the Bone
2001-12-27

1999년 I 감독 론 셀튼 I 출연 안토니오 반데라스

12월28일(금) 낮 12시50분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여기엔 우정도, 사랑도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승자가 되기 위한 동물적 본능만 살아 꿈틀거린다. <플레이 투더본>의 복서들은 한때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이다. 그런데 이젠 별볼일 없는 삼류들이다. 그들을 기억해주는 팬도, 스포츠 관계자들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는 경기를 위해 비행기를 탈 여비도 없다. 거의 끝장난 인생이다. 하지만 이들에겐 지독한 근성이란 건 있다. 한번 링 위에 올라서면 끝장을 보겠다는 집념, 싸우다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링 위에서 죽겠다는 의지가 그것이다. <플레이 투더본>은 전형적인 스포츠영화처럼 보이지만 몇 가지 위트가 숨어 있다. 거친 복서들 사이에서, 두 남자 사이를 오가며 모두의 ‘연인’이 되는 여성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코미디적인 재미를 겸비한다. 남성적인 장르영화를 슬쩍 비틀고 있는 거다.

지금은 3류 복서인 시저와 빈스는 게임 제안을 받는다. 라스베이거스로 오면 링 위에 오를 수 있다는 것. 한때 시저의 연인이었던, 그리고 지금은 빈스의 동거녀인 그레이스가 여행에 합류한다. 시저와 빈스는 서로 라이벌 관계가 되자, 이제까지와는 사뭇 다르게 치열하게 상대방을 견제한다. 시합이 시작되지만 시저와 빈스에 대해 알지 못하는 관중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두 사람의 게임이 차츰 긴박감을 더해가자 관중은 열광하기 시작한다. 시저, 그리고 빈스는 차례로 링 위에 다운되고 경기 막바지에 도달한다.

론 셀튼 감독은 원래 대학 시절 운동선수로 이름을 날리던 인물. 이후 영화계에 들어선 뒤 주로 스포츠영화에서 재능을 과시했다. 야구영화인 <열아홉번째 남자>(1988)와 골프를 소재로 한 <틴컵>(1996) 등이 좋은 예. 론 셀튼 감독은 <플레이 투더본>에서 권투선수들의 숨가쁜 경기장면을 시점숏, 그리고 몽환적인 환상장면으로 처리한다. 피흘리며 권투장갑을 휘둘러대는 복서들의 몽롱한 의식세계를 간명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우디 해럴슨이 출연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스포츠 세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