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콜린스를 영화 <필라델피아>의 주제곡으로(덤으로 톰 행크스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앨범은 꽤 낯설 것이다. 8년 만의 정규앨범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우리 기억 속의 필 콜린스는 묵직한 저음으로 분위기있는 팝을 부르던 가수였지만 이 앨범에서 그는 모타운의 솔 클래식을 더없이 모타운 솔처럼 부르는 가수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스티비 원더, 템테이션스, 포 탑스, 슈프림스, 스모키 로빈슨 같은 모타운 최고 음악가의 명곡을 죄다 다시 불렀는데 마치 모타운 50주년 기념앨범을 듣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이런 효과는 당시 모타운 앨범 녹음에 참여했던 인물들- 훵크 브러더스의 밥 배빗, 에디 윌리스, 레이 모네트를 초빙한 결과인데 무엇보다 이 앨범은 모타운의 과소비된 히트곡들이 아니라 <Girl(Why You Wanna Make Me Blue)>이라든가 <Blame It On The Sun> <Love Is Here And Now You’re Gone> 같은 숨은 명곡을 재발견했다는 점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90년대의 필 콜린스는 싹 잊게 만드는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