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화 / 음악평론가 ★★★☆ 가을방학의 가을은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같은 그윽하고 노을 지는 가을이 아니라, 애인과 손잡고 즐기는 10월의 가을소풍 같은 가을이다. 정바비와 계피 모두 밴드 구성을 벗어나서인지 한층 가볍고 아기자기한 달콤함을 선사한다. 감성적 인디 팝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만남은, 뭐랄까, 벌써 만났어야 할 어울림 한쌍을 뒤늦게 소개팅해준 느낌이랄까?
최민우 / 대중음악평론가 ★★★ 이름값으로 치자면 이보다 더 주목할 만한 인디 팝 프로젝트는 없다. 그러나 결과물이 과연 기대에 값하는가? 정바비의 멜로디와 가사는 화사하고 계피의 목소리는 단아하다. 그럼에도 음반을 내년 가을에 다시 찾게 만들 만한 결정적인 순간은 들리지 않는다. 이 음반을 즐기기 위해서는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속아도 꿈결이고 속여도 꿈결인 양.
김학선 /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브로콜리 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를 듣고 수많은 이들이 계피의 목소리를 탐냈을 것이다. 언니네 이발관과 줄리아 하트에서 잊을 수 없는 멜로디를 만들어온 정대욱도 그들 가운데 하나였다. 지금껏 그래왔듯 정대욱은 여린 가사와 멜로디를 만들었고 계피는 거기에 아련한 목소리를 더했다. 벌써 가을이 지난 듯한 지금, 다음 가을이 올 때까지 이 음악을 들어야겠다.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 계피는 아이러니에 강한 보컬이고 정바비는 발랄한 멜로디에 강한 송라이터다. 둘의 조합은 그래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무엇보다 계피의 목소리는 로파이 사운드에 더없이 적절한 톤을 가졌는데 어쩐 일인지 <가을방학> 정규앨범의 사운드는 (보컬 톤까지도) 지나치게 다듬어졌다. 이상한 건 충분히 만족스럽진 않지만 듣다보면 꽤 마음에 든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