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혜,
11월3일~9일 / 그림손 갤러리 / 02-733-1045
가끔 인터뷰를 마치고 인터뷰이에게 "답변을 수정하겠다"는 전화를 받을 때가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시시각각 변할 수 있는 생각을 활자로 지면에 고정시킨다는 건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니까. 회화 작가의 딜레마도 이와 비슷할 것 같다. 작가가 생각을 확장한다 하더라도 이미 하나의 작품으로 고정되어 전시장에 걸린 회화는 수정할 수가 없으니까. 그러나 윤영혜 작가는 이러한 회화의 특징이 다음 작품을 만드는 원동력이라 믿는다. 그리고 변화하고자 하는 작가의 욕망을 접시 위에 생화를 올려놓는 퍼포먼스를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전시의 제목을 이루는 두 단어, VARNISH는 니스와 같은 광택제를, VANISH는 사라짐을 뜻한다. 반짝 빛을 내다 다음 작품을 기약하며 사라지는 회화 작품을, 활짝 피었다 이내 지고마는 꽃에 비유한 작가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