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중국 탕산(唐山)에 살던 리웨엔니(쉬판) 가족. 1976년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리웨엔니는 남편을 잃고, 쌍둥이 팡떵(장징추)과 팡다(리천)는 건물 잔해에 갇힌다.
둘 중에 한 명만 살릴 수 있다는 구조대원의 말에 고심하던 리웨엔니는 아들 팡다를 선택한다. 팡떵의 시신 앞에서 오열하던 리웨엔니는 팡다를 병원에 데려가고, 죽은 줄 알았던 팡떵은 가까스로 살아난다.
팡떵은 기억을 잃은 채 자녀가 없는 군인 부부에게 입양되고, 팡떵과 팡다는 다른 길을 걸어간다.
영화 '대지진'은 1976년 24만명이 사망한 '탕산 대지진'부터 약 9만명이 목숨을 잃은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까지 지진 피해자들의 굴곡진 삶을 그린 중국 영화다.
1억2천만위안(한화 약 201억 원)의 제작비로 6억6천만위안(한화 1천130억원)의 매출을 올린 흥행작.
영화는 흥행성을 갖췄다. 지진이 발생하는 장면은 장대하고, 쌍둥이 남매가 겪는 고생담과 이들의 어머니 리웨엔니가 고생하며 뒷바라지하는 모습은 신파로 치닫지만, 눈물샘은 자극한다.
초반 지진 장면은 10여 분에 이르는데 '2012' 같은 할리우드 대작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다소 유치할 수 있다. 하지만 비할리우드 작품치고는 컴퓨터그래픽(CG)의 질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제작진은 현실감을 유지하기 위해 수천 개의 지붕 타일을 일일이 손으로 붙였다고 한다.
영화의 중심 주제는 '가족'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팡떵의 양부모는 "그래도 가족은 가족이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32년 만에 만난 모녀가 친해질 시간도 없이 일시에 화해해 서로의 상처를 다독이는 부분은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다소 뜬금없지만 전체적인 주제와는 들어맞는다.
캐릭터의 입체성은 떨어진다. 너무 착하기만 한 인물들만 모아놓은 탓이다. 쌍둥이 남매는 소신 있고, 바르게 커 나가고 쌍둥이의 어머니는 온갖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정절을 지킨 채 열심히 살아간다.
도도하면서도 도를 넘지 않는 쉬판의 연기와 무표정한 장징추의 연기에 눈길이 간다.
'아연'(2006), '집결호'(2007) 등 주로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어온 펑샤오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짱링의 원작소설 '탕산 대지진'을 바탕으로 했다.
11월4일 개봉. 전체관람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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