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마리스 얀손스, 주빈 메타, 프란츠 벨저 뫼스트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 11월12~13일 오후 8시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02-6303-7700 이스라엘 필하모닉&주빈 메타 | 11월13일 오후 8시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1월14일 오후 8시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77-5266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 11월20일 오후 7시 /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11월21일 오후 8시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1577-7766
가을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깊어간다. 올봄 휘몰아친 해외 오케스트라의 내한이 가을 문턱을 지나며 다시 불붙고 있다. 오케스트라 면면도 봄보다 한수 위다. 이미 77년 전통의 런던 필과 신흥 명문 부다페스트 페스티벌이 9, 10월 다녀갔다. 절정은 11월. 세계 1위에 등극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등 오케스트라 명가 3곳이 몰려 있다. 함께 방한하는 협연진과 지휘자 또한 막강하다.
그 설렘의 시작은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가 터트린다. 20세기 중반 이후 정상을 다투던 베를린 필과 빈 필을 2위와 3위로 끌어내린 악단이다. 14년 만의 내한공연으로 122년의 전통과 젊고 쾌적한 사운드가 교차된 독특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악단의 6번째 상임지휘자인 명장 마리스 얀손스가 이끌고 바이올린계의 거물 길 셔햄이 협연한다. 12일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 야나체크 타라스 불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13일에는 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64번,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려준다.
그 뒤는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잇는다. 주빈 메타란 이름만으로 묵직한 중량감이 느껴지는 공연이다. 그는 1936년 결성된 이스라엘 필을 1981년부터 종신 지휘자로 이끌고 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협연하며,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과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 연주된다. 불같은 카리스마의 지휘자와 협연자가 만드는 뜨거움을 보고 싶다면 기대할 만하다.
대미는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가 장식한다. 32년 만에 찾아온 미국 명문 악단이다. 미국 오케스트라 가운데 가장 유럽적인 색채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일에는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D장조 K136, 베토벤 교향곡 3번을 연주한다. 연습량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를 증명하듯 21일에는 연주가 쉽지 않은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과감하게 택했다. 프란츠 벨저 뫼스트의 역동적인 지휘도 놓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