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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장진 사단' 나중엔 역사 될 것"
2010-10-23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앞부분의 유쾌 발랄한 서스펜스와 뒷부분의 진지한 사랑이 자연스럽게 버무려졌습니다. 앞은 신선한 재료를 사서 다듬고 껍질을 벗기는 과정이었다면 뒤는 그걸 보글보글 끓이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지난 21일 개봉한 이서군 감독의 영화 '된장'에 대한 주연 배우 류승룡의 해석이다. 류승룡이 활약하는 앞부분은 코믹한 분위기의 미스터리물이라면 이요원이 나오는 뒷부분은 멜로다.

류승룡은 이 영화에서 엉뚱하면서도 진지한 방송국 PD 최유진(류승룡) 역을 맡았다. 희대의 연쇄살인마 김종구가 된장찌개를 먹다가 검거됐다는 사실을 알고 그 찌개의 비밀을 풀려고 된장찌개의 달인 장혜진(이요원)을 쫓는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승룡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궁극적으로 된장이 만들어내는 남녀 간의 아름다운 사랑을 부각시키기 위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류승룡은 이번 영화에서 상사에게 어리광을 부리거나 친구에게 떼를 쓰는 등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자신의 '귀염성'을 드러내는 색다른 연기를 했다.

"관객이 자연스럽게 미스터리에 빠질 수 있도록 하는 관찰자의 입장이었죠. 관객이 힘들지 않고 재미있게 따라왔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래야 여행이 즐겁고 발견의 감동이 크잖아요."

주로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주연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지만 '된장'에서는 어엿한 주연이다

류승룡은 "그동안 '신 스틸러(Scene stealer)'라고 해서 치고 빠지는 게 많았는데 지금은 능동적으로 많은 시간을 양적으로 끌고 간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주연을 하면 좋겠지만 무리하게 욕심내지는 않는다고 했다.

"전 포기가 빨라요. 할 수 있는 것과 해야만 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의 경계가 분명해요. 다행히 선배들이 40대에도 주역을 맡게 밭을 잘 일궈 놓으셨어요. 그런데 40대 배우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죠. 과연 주 소비층인 20대, 30대와 10대까지 아우르는 40대 주연 영화가 얼마나 될까 싶어요."

올해 40세인 자신과 한두 살 정도 차이 나는 동년배 배우들이 30명은 될 정도로 경쟁자가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번 영화는 장진 감독이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했고 제작자로도 참여한 영화다.

그의 서울예대 1년 선배인 장진 감독은 연극과 뮤지컬만 하던 자신에게 "처음 멍석을 깔아준 사람"이자 불안정한 생활 때문에 연기를 그만두려고 했을 때 붙잡아준 사람이다.

'아는 여자'의 단역으로 출발해 '박수칠 때 떠나라'와 '거룩한 계보' 등 장 감독의 영화를 통해 영화판에서 입지를 굳힌 그는 정재영, 신하균, 임원희 등과 함께 '장진 사단'으로 묶인다.

류승룡은 지난달 개봉한 장 감독의 '퀴즈왕'에도 출연했다.

"저 감독 영화에는 만날 저 사람만 나온다고 지금은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나중엔 분명히 역사가 될 겁니다. 만약 60대까지 같이한다고 해봐요. 2세들까지 같이 나오면 어떨까요?"

그가 출연한 영화는 올해 개봉한 것만 '베스트 셀러',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퀴즈왕', '된장' 등 4편이나 된다. '평양성'과 '고지전'도 촬영 중이거나 촬영을 앞두고 있다.

류승룡은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에서는 고구려 연개소문의 둘째아들 남건 역을 맡았고 장훈 감독의 '고지전'에서는 이념의 피해자로서 처음과 끝을 장식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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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