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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
2010-10-24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뉴욕에 사는 광고 음악 작곡가 하비(더스틴 호프만)는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런던으로 간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딸은 자신이 아닌 새아버지의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간다는 섭섭한 소식을 전하고 회사에서는 해고 통지를 받는다.

하비는 우울한 마음을 풀려고 카페에 들렀다가 공항에서 일하는 케이트(엠마 톰슨)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둘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상대방에게 끌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잘 생기고 아름다운 젊은 남녀들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언제 어디서든 사랑받는 단골 소재다. 그러나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는 드물게도 삶에 지친 중년 남녀들의 로맨스를 매력적으로 그린 영화다.

영화는 두 주인공 남녀 캐릭터를 공들여 묘사해 관객이 자연스럽게 이들에게 공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하비는 광고 음악으로 잘나가던 시절도 있었지만, 나이를 먹어 퇴물 취급을 받고 이혼 후 딸과도 멀어져 결혼식에서도 부자인 딸의 새아버지에게 자리를 뺏긴 초라한 신세다.

공항에서 여행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는 케이트도 사랑을 하고 싶지만 상처받을까 봐 결정적 순간에 주저하는 여자로 그려진다.

무엇보다 더스틴 호프만, 엠마 톰슨 두 배우의 빼어난 연기가 빛나는 영화다. 매번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던 호프만과 톰슨의 앙상블은 화려하거나 강렬하진 않지만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하비가 피로연에서 딸의 결혼을 축하하는 건배사를 하는 장면은 호프만이 절절한 부정을 표현했던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의 법정 장면을 연상시키지만 세월의 깊이가 느껴진다.

극장을 주로 찾는 20~30대보다는 중년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는 이야기다.

조엘 홉킨스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28일 개봉.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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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