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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세션 "후배 밴드에 자극주고 싶다">
2010-10-21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국의 에릭 클랩튼, 비비킹, 존 본햄'이라고 소개받은 50대 세 연주자는 무대에 오르자 한 몸처럼 호흡했다.

은발의 긴 생머리를 풀어헤친 신촌블루스의 기타리스트 엄인호(58)는 긴 손가락으로 기타 지판을 앙칼지게 짚었다. 긴장한 기색이던 사랑과평화 출신 보컬 겸 기타리스트 최이철(58)도 이내 보컬에 여유로운 그루브(흥)를 실었다. 입을 앙다문 들국화의 드러머 주찬권(56)은 드럼 스틱을 강렬하게 내리쳤다.

이들이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 '슈퍼 세션(Super Session)'이 21일 마포구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음반 '슈퍼 세션'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20-30년 경력다운 내공있는 연주를 선보였다.

세 멤버의 자작곡들을 수록한 음반에는 블루스에 록 색채가 어우러졌다.

이날 무대에서 슈퍼 세션은 주찬권의 자작곡 '어겐(Again)', 최이철의 자작곡 '리버(River)', 엄인호의 자작곡 '웬 유 리브스(When You Leves)' 등을 각자 개성있는 음색으로 들려줬다.

슈퍼 세션은 12월 10-11일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공연도 마련한다.

이들에게 밴드 결성 배경과 활동방향 등을 들어봤다.

--밴드를 결성하고 음반을 낸 배경은.

▲우린 오랜 술 친구다. 서로의 공연 게스트로 가곤했는데 이를 본 한 음반 기획자가 밴드 제안을 했다.(엄인호, 이하 엄)

▲음악 방향은 다르지만 셋이 모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난 록보다 비트있는 펑키 음악을 좋아해 서로 양보를 해야했다. 이번에는 1970-80년대로 돌아가 록 블루스를 재현해보고 싶었다. 크라잉넛, 노브레인, 자우림 등 요즘 젊은이들에게도 이런 감성이 배어나 놀랐다. 후배들도 하는데 우리도 해보자고 했다.(최이철, 이하 최)

--블루스 색채가 강한 음반을 만든 이유는.

▲원래 블루스 음반을 기획한 건 아니다. 최이철, 주찬권이 신곡을 넣기에 난 진로 수정을 했다. 솔로 음반에 있던 지지부진 했던 곡을 넣다 보니 블루스 색깔이 짙어졌다.(엄)

▲한국 사람의 정서에는 블루스가 잘 맞는 것 같다.(최)

--밴드에서 곡 선정 등의 음악 작업을 누가 주도했나.

▲난 동호인 밴드부터 시작해 사람이 많이 모이면 갈등과 여러 문제점이 생기는 걸 안다. 녹음하면서 재미있었던 게 최이철과 주찬권이 자주 싸우더라. 녹음실 들어가면 살벌했다. 하하. 하지만 전체적인 음악 흐름은 프로듀서에게 맡겼다.(엄)

▲그 말 믿지말라. 화나는 일이 있으면 나와 주찬권은 화를 푸는데 오히려 엄인호가 능구렁이 같다. 하하.(최)

--밴드의 음악적 지향점은.

▲요즘 후배 밴드는 비주얼을 생각해 거울보고 연습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상업적으로 치우치는 것이다. 더 이상 나이 먹기 전에 후배들에게 '이런 선배들도 있구나'란 자극을 주고 싶었다. 우린 40세만 넘으면 한물 갔다고 생각하는데 얼마 전 밥 딜런 공연을 보고 '나도 저분처럼 멋지게 늙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촌블루스를 새로 만들어 녹음하려다가 그 음반을 미뤘다.(엄)

▲요즘 공연, 음반 시장을 볼 때 우리가 나서서 음반도 내고 소극장 공연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곡을 써서 2집도 내고 주위 음악하는 친구들과 꾸준히 공연하자고 했다.(주찬권, 이하 주)

--'슈퍼스타 K'에서 심사위원 이승철 씨가 출연 밴드에게 '왜 사랑과평화, 신촌블루스 선배들 같은 그루브, 펑키함을 요즘 밴드에게선 느낄 수 없지'란 말을 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후배들에게도 그런 느낌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사실 펑키 음악은 복잡하다. 밴드 멤버가 똑같이 숨을 쉬어야 한다. 다르게 숨 쉬면 그 음악이 망가지는 세밀한 음악이다. 요즘은 멤버들이 따로 녹음하지만 우리 때는 다섯 멤버가 함께 녹음실 부스에 들어가 합주했다. 함께 호흡하는게 중요하다. 옛날 방식이 더 따뜻했던 것 같다.(최)

--신촌블루스는 김현식, 한영애, 이은미 등의 객원 보컬을 기용해 국내 보컬리스트의 창구였다. 요즘 보컬리스트로 칭할만한 가수가 있다면.

▲내가 요즘 음악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한쪽 귀로 듣고 흘려버린다. 새로 나오는 가수가 너무 많고 요즘 음악이 내 스타일과 달라 딱 집어 누가 노래 잘한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다. 새로운 신촌블루스를 할 때 그런 친구를 만났으면 좋겠다.(엄)

--향후 활동 계획은.

▲내 바람은 음악계 분위기가 호전돼 후배 밴드에도 길이 열리는 것이다. 진짜 음악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우리 바람이다.(엄)

▲옛날이 좋았다. 좋은 시절을 보내고 세월이 흘러 이번에 셋이 녹음하면서 더 욕구가 생기더라. 계획같은 건 잘 세우지 않는다. 좋은 곡 쓰면서 공연하고 싶다.(최)

▲요즘 소극장 공연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 지방 소극장까지 돌면서 공연하고 싶다. 또 요즘 재즈에 관심이 많아 내년께 솔로 음반도 낼 계획이다.(주)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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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