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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야생도 즐기고 몸도 편하고 ‘1석2조’

깊어가는 가을, 캠핑을 계획한다면

최근 각광받는 캠핑의 인기비결은 순수한 아날로그의 매력 때문이다. 손수 텐트를 치고 텐트팩으로 타프(그늘막)를 고정시키고 버너를 피워올려 음식을 만드는 등 문명의 편리성이 배제된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아마 태곳적부터 쌓인 우리 피 속 유전자에 각인된 야생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모른다. 그 근원에 대한 호기심은 뒤로하고 분명한 것은 캠핑의 과정에서 디지털이 들어갈 수 있는 요소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캠핑을 진행하는 일련의 행위는 분명, 지극히 아날로그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날로그의 매력으로 충만한 캠핑이지만 때로는 그 문명의 이기가 아쉬울 때가 있다.

캠핑장의 빛, 호빗랜턴

'호빗랜턴'

가령 어두운 밤에 가스나 휘발류가 떨어져 불을 밝히거나 피우지 못할 때, 특히 요즘같이 쌀쌀해진 저녁에 전기를 이용한 기기의 편리성이 요구된다. 직접 불을 피우는 랜턴 같은 것들은 안전성 면에서 불안한 부분도 있어 초보 캠퍼의 경우 문명의 이기가 절실할 수도 있다. 만약 아날로그의 매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안전한 문명의 이기가 있다면 어떨까? 호빗랜턴이 바로 그같은 존재. 비록 석유냄새와 랜턴 특유의 소리 없이도 밝은 빛을 내주는 호빗랜턴은 LED로 작동하는 지극히 디지털적인 제품이다. 그러나 아날로그의 매력을 잃지 않는 제품이기도 하다. 가령 전원을 켰을 때 방정맞게 바로 켜지거나 꺼지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시간을 두고 점점 밝아져 마치 진짜 램프에 불을 밝히는 느낌을 그대로 전해준다. 물론 2단계의 불빛 강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도 이 시스템이 적용된다.

차가운 LED 느낌을 따뜻하게 바꾸어놓는 것은 스탠드의 ‘갓’ 역할을 하는 실리콘 커버 부분. 반투명의 실리콘은 형태를 유지하지만 부드러운 구조라 실리콘 갓을 접거나 형태를 바꾸어 빛의 양상을 바꿀 수도 있다. 버튼 하나로 조작되는 간편한 인터페이스는 별다른 학습이 필요없는 구조. 한번 누르면 불이 최대 밝기로 켜지고 다시 한번 누르면 점점 어두워지며 꺼지는 순서다. 놀라운 것은 바로 호롱불 모드. 버튼을 빠르게 두번 누르면 호롱불 모드로 바뀌는데 소리에 따라 불빛이 반응하여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호롱불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날로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디지털 제품은 멀리 있지 않았다.

캠핑장의 열기, MSR 리액터 스토브

'MSR 리액터 스토브'

캠핑에서 버너의 역할은 가장 기본적이라 할 수 있다. 밥도 밥이지만 일단 물을 끓여야 커피 한잔의 여유와 같은 캠핑의 낭만을 즐길 수 있지 않겠는가. 콜맨의 강력한 성능의 버너는 겉보기에 완벽한 아날로그적 시스템의 제품이다. 하지만 이 아날로그 덩어리조차 디지털 요소가 도입되었으니 바로 안정기가 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안정기의 존재만으로 디지털 제품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순수한 아날로그 제품과 같지만 고온을 감지하여 작동이 차단되는 시스템은 기존 디지털 제품의 센서구조의 효시라고 볼 수 있다.

MSR 리액터 스토브는 기존 버너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한 제품이다. 특유의 열전도 구조를 통해 1리터에 달하는 물을 불과 40초도 안돼 100도에 이르게 만든다. 야영을 한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은 야외에서 물을 끓인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선선한 바람일지라도 버너의 화력을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바람막이를 설치해도 실내에서 물을 끓이는 시간보다 배는 들게 마련이다. 이런 아웃도어의 환경에서 1리터의 물을 40여초 만에 끓인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것. MSR 리액터 스토브는 불꽃을 피워올리는 것이 아닌 열을 전달하는 구조로 이런 화력을 이끌어낸다. 물론 하단에 열전달 구조물을 가진 전용 코펠을 사용해야 하는데, 버너와 전용 코펠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MSR 리액터 스토브의 장점 중 하나는 비상시 난방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 물론 가스가 연소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실내에서의 사용은 굉장히 위험하지만 (극한의 추위를 체험하게 해주는) 동계 캠핑시의 아찔함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비상’이라는 의미를 이해할 것. 30만원대의 고가이지만 제품이 가진 효용성을 생각한다면 값어치는 충분하다. 굳이 다른 말로 하자면 돈값 하는 제품이다.

캠핑장의 소리, 사운드 트레블러 K3000ST

'사운드 트레블러 K3000ST'

모닥불을 피워놓고 하염없이 그 불빛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는다면 더욱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다. 캠핑족들은 주로 라디오를 많이 가지고 다니지만 최근에 디지털의 대표적인 이슈라 할 수 있는 아이팟이나 아이폰이 라디오를 대신하는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이팟이나 아이폰의 외부 스피커로는 아웃도어의 환경인 캠핑시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휴대용 아이팟 도킹 시스템 사운드 트레블러 K3000ST이다.

K3000ST은 123x48x48(mm) 크기를 가진 작은 직사각형 구조의 아이팟용 도킹 사운드 시스템이다.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의 단순한 구도로 되어 있는 K3000ST는 언뜻 보기에 평범한 외관을 지녔지만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하드웨어의 완성도에 감탄하게 되는 제품이다.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구조의 이음새나 하단의 작은 고무다리, 뒷면의 버튼 같은 작은 부품들의 완성도는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특히 놀라운 것은 소리. 단면으로 아이폰보다 작은 크기의 제품에서 나오는 소리는 범상치 않다. 특히 전원을 연결하지 않고 배터리로 구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들려주는 사운드는 공간감이 느껴질 정도다. 하드웨어적인 완성도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한 출력이다. 물론 기기의 양옆으로 작은 구멍의 덕트가 한몫하고 있긴 하다. 비록 10만원 초반대라는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제품을 직접 보고 그 높은 퀄리티를 경험한다면 그리 부담되는 가격도 아니다. 비교적 안정적인 출력과 휴대용 사이즈의 작은 크기로 캠퍼들에게 인기있을 제품. 비단 캠핑장만이 아닌 기존 아이팟 도킹 휴대용 스피커를 대체할 만한 강력한 성능을 가진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