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김혜수, 황신혜, 신성우 등 중견 연기파 배우 3명을 전면으로 내세운 MBC 새 수목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극본 유현미, 연출 오경훈 이성준)이 오는 27일 첫선을 보인다.
줄거리의 두 축은 톱클래스의 여배우 김혜수와 황신혜가 이끌어간다.
김혜수가 연기하는 정신과 의사 진서는 예쁘고 똑똑하지만 겸손하고 사려깊은 '착한' 여자다. 사람들의 마음의 병을 치유해주고 싶어하던 그녀는 정신과 의사가 됐고 좋아하던 남자 상현(신성우)과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있다.
다른 한 축인 황신혜는 '나쁜' 여자 윤희 역을 맡았다. 윤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능적인 매력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빼앗기기만 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윤택한 환경에서 자라는 친구 진서에게 자신의 첫사랑 상현마저 빼앗겼으니 질투에 휩싸일 만하다.
윤희는 진서의 병원 개원 첫 환자로 유부남과의 애정 문제로 고민을 하던 젊은 여대생을 소개해주지만, 사실 이 여대생의 고민에 등장하는 유부남은 바로 진서의 남편 상현이다.
분해하던 진서에게 어느날 복수의 기회가 찾아온다. 윤희의 남편인 은필(김갑수)이 죽음에 윤희가 관련돼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것. 진서는 교통사고로 숨진 은필이 운전을 했을 리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진서는 자신의 환자이던 은필에게서 교통사고로 죽은 전부인 때문에 운전대를 잡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상담 중 들었던 터다.
음모와 복수, 배반이 통속극인 '막장 드라마'에 흔히 등장하는 소재라면, 이 드라마 역시 이 범주에 속해 있다는 의혹을 피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오랜 기간 갈등과 반목을 계속하던 두 여자 주인공은 서로의 약점을 쥐고 공격을 주고받는다.
여기까지라면 흔해 빠진 막장 드라마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즐거운 나의 집'이 내세우고 있는 차별점은 멜로의 축에 미스터리라는 장치를 숨겨놨다는 데 있다. 삼각관계의 틀 속에는 '윤희가 남편을 죽음에 이르게 했을까'라는 미스터리적 요소가 섞여 있다.
또 다른 매력은 지난 십수년간 톱 여배우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두 여배우 김혜수와 황신혜의 만남이다.
데뷔 이후 한차례도 같이 연기 호흡을 맞춰 본 적 없는 김혜수와 황신혜는 각각 쉽게 당하지만은 않는 착한 여자와 아픔을 간직한 나쁜 여자라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맡아 연기 대결을 펼친다.
19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오경훈 PD는 "시청률과 작품성, 두마리의 토끼를 잡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 PD는 "부부관계에 대한 세밀한 탐구가 들어 있는 드라마다. 극단적 설정은 있지만 설득력과 개연성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절대 막장 드라마는 아니다"며 "시청자들이 스스로 부부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지점을 사실감 있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수목드라마는 10~20대가 주요 시청층이었으나 지금은 40대 후반까지 주요 시청층이 넓어졌다"며 "30~40대 여성 시청층을 공략할 계획이지만 미스터리적인 요소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 드라마를 좋아하는 팬들도 즐기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수는 "기본적으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드라마다. 사랑하는 남편, 과거에 우정을 나눴던 친구와의 관계에서 오해, 욕망에 대한 이야기가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통해 흥미있게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드라마에는 이외에도 '인생은 아름다워'에 출연 중인 이상윤이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신우 역으로 출연하며 중견배우 윤여정이 윤희의 시누이로 얼굴을 내민다.
'장난스런 키스'의 후속작으로, SBS '대물', KBS 2TV '도망자'와 같은 시간 경쟁한다. 대본은 '신의 저울'의 유현미 작가가 집필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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