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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신세대 팔팔통신] 음지에서 ‘무럭무럭’
2010-10-18

명필름 기획실 사원 김보름씨

<시라노; 연애조작단> 속 사무실로 쓰인 유시어터.

2010년 4월1일 만우절, 거짓말처럼 명필름에 첫 출근을 명받았다. 2년 전, 대학교 졸업영화제를 마치고 취중진담인지 실수인지 모를 교수님의 “그래, 너 영화 계속해라”, 그 한마디를 유일한 자부심으로 여겨왔던 내게 진짜 영화를 할 수 있는 날이 온 것이다. 그리고 마케팅 일을 맡은 첫 작품이 김현석 감독님의 <시라노; 연애조작단>이라는 사실! 매주 마케팅 회의에 참석하며 베테랑 마케터 선배들의 의견이 내 생각과 같을 때 ‘아, 내가 완전 허당은 아니구나’ 하는 데서 느껴지는 묘한 카타르시스가 좋았다. 물론 부족함을 느끼고 좌절감을 맛볼 때가 더 많지만…. 멋모르는 신입사원의 열정으로 지나온 6개월간은 스스로 소화해낸 업무보다 배움이 컸고, 분에 넘치게 격려도 칭찬도 받았다. 지칠 때마다 <시라노…> 트위터(@MyungCyrano)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팬들의 응원, 열띤 반응은 원기 회복제였다.

고작 입사 6개월차의 햇병아리가 ‘일’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식상하게도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영화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매 순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밤샘 촬영하는 현장 스탭들의 고생에야 비할 바 못되지만 반짝이는 홍보 아이템을 마련하기 위해 야근도 열심히. 그러나 열심히 한 만큼 ‘티’ 나기는 어렵고, 관객에게 잘했다고 평가받기는 더욱 어렵다. 쥐도 새도 모르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영화 마케팅이야말로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 안 한다’는 시라노의 사훈을 실천하고 있는 곳 같다. ‘쨍’하고 볕들 날을 맞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자!

글·사진 김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