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MBC의 새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은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내조의 여왕'의 시즌 2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시즌 2 답게 '내조의 여왕'의 주역인 배우 김남주와 박지은 작가가 다시 뭉쳤고 '내조의 여왕'처럼 행복한 가정을 꿈꾸다 예상치 못한 고비를 겪게 되는 주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내조의 여왕'이 평범한 주부의 성장과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면 '역전의 여왕'은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문제, 직장내 여성의 위치 등 샐러리맨들의 애환에 좀 더 힘을 실었다.
11일 오후 강남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남원 PD는 "'내조의 여왕' 시즌 2 성격으로 출발했지만 평범한 노처녀가 결혼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내조의 여왕'보다 좀 더 시청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주는 이 드라마에서 억척 워킹맘 황태희로 변신, '내조의 여왕'에 이어 다시 한번 인기몰이에 나선다.
황태희는 '내조의 여왕'의 철부지 주부 천지애와 달리 회사에서 잘 나가던 골드미스 출신이다.
태희는 직장동료 봉준수(정준호)와 결혼하면서 일을 그만두지만 5년 후 남편이 구조조정으로 회사에서 쫓겨나자 전 직장에 계약직 사원으로 다시 들어간다.
무능력한 남편 때문에 가장의 책임을 떠맡고 사회로 나간다는 점에서 천지애와 닮았다.
김남주는 "'내조의 여왕' 시즌 2 격인 '역전의 여왕'을 촬영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분 좋다"며 "황태희는 성질 더러운 골드미스이긴 하지만 한 남자와 결혼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천진난만한 구석은 천지애와 비슷하다"고 소개했다.
"사랑받는 캐릭터여야 하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설득력 있는 깐깐함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천지애와 다르긴 하지만 이 시대의 직장인 아줌마를 대변해서 연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준호는 출중한 외모를 지녔지만 능력은 없는 남편 봉준수를 연기한다.
준수는 자신을 버린 여자친구 백여진(채정안)이 다니는 회사에 일부러 입사했다 태희를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지만 5년 후에도 평사원에 머물 정도로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정준호는 "'역전의 여왕'에 합류해서 기쁘고 설레기도 하고 부담감이 있다"며 "워낙 좋은 연출가와 작가,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하는 거라 좋은 작품이 나올거라 생각한다. 첫회보단 2, 3, 4회가 더 기다려지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악녀 백여진은 채정안이 맡았다.
채정안은 "일명 백여우로 불리는 역할로 옛 애인 준수가 직장 상사인 태희와 눈이 맞자 복수심과 질투에 야망을 키워가는 역할"이라며 "실제로는 곰 같다는 얘기를 듣는 터라 처음에는 역할을 좀 어렵게 생각했지만 여우같이 연기를 잘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박시후는 태희가 다니는 회사 오너의 아들로 준수의 군대 후임이자 태희의 지원자 역할을 하는 회사 구조본부장 구용식으로 분한다.
그는 "용식이란 캐릭터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며 "까칠하고 능청스럽지만 이름답게 허술한 면도 있다. 기존에 보이지 않았던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희의 상사이자 멘토인 한송이 상무 역을 맡은 하유미는 "성공만 생각하는 듯하지만 보이지 않은 곳에 외로움도 많이 갖고 있는 여자"라며 "결혼을 포기하고 일만을 쫓아가는 여성들을 시청자들에게 이해시켜 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내조의 여왕'에서 재기 발랄하고 공감 가는 대사로 호평받은 박지은 작가가 주부 황태희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낼 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남주는 이번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박지은 작가를 꼽기도 했다.
박지은 작가는 "'내조의 여왕'이 부부의 파트너십을 얘기했다면 '역전의 여왕'은 여자의 역할이 더 적극적으로 변하고 가정과 사회 두 공간을 배경으로 이야기도 보다 역동적이다"며 "부부생활과 회사생활을 해본 분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내조의 여왕'은 '동이' 후속으로 18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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