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신혜성(본명 정필교ㆍ31)이 무대에 등장하자 일본 관객들은 "혜성, 혜성~"을 외치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자리에서 용수철처럼 튀어올랐다.
주황색 야광봉을 손에 든 관객들은 신혜성이 한국어로 말해도 시간차 없이 바로 답하고 웃고 함성을 지르고 박수를 쳤다. 일본 팬들의 반응에 고조된 신혜성은 공연 시작 10분 만에 얼굴이 온통 땀으로 젖었다.
7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2010 신혜성 라이브 콘서트 인 도쿄-파인드 보이스 인 송(Find voice in song)'을 개최한 신혜성은 "연습할 때는 무대에 빨리 서고 싶었는데 막상 오르니 오늘 유독 설레고 긴장된다"고 인사했다.
긴장될 법도 한 것이 그에게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박 혐의로 물의를 빚은 후 자숙의 시간을 거쳐 1년 만에 오른 무대이자 지난 2월24일 낸 첫 일본어 정규음반 '파인드 보이스 인 송' 발매 기념 공연이라는 게 그 주된 이유다.
그로 인해 일본에서 신화 또는 솔로로 수차례 공연한 그지만 이날은 '하루노 나카데(봄 속에서)' '모토 기미노(너와 더욱더)' '니지노 무코우(무지개 저편)' 등 일본 정규음반 수록곡을 중심으로 선곡하는 배려를 했다.
여기에 신화 시절 히트곡과 국내에서 사랑받은 솔로곡을 더했는데, 신혜성은 선곡된 곡들을 순수ㆍ발랄ㆍ감성ㆍ터프 등 자신이 가진 다양한 모습이라는 주제로 구분해 들려줬다. 곡 중간 중간 요리하고 운동하는 신혜성의 여러 모습이 담긴 영상들이 연출 의도를 명확하게 해줬다.
그중 감성적인 신혜성을 보여준 무대에선 "항상 고마운 팬들을 위해 준비했다"며 일본어로 편지를 읽은 뒤 피아노 솔로 연주에 맞춰 '첫사람'을 들려줬다. 눈시울이 붉어진 그가 "여러분은 저의 첫사람이고, 마지막 사람이 돼달라"고 말하자 객석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어 기타 솔로 연주에 맞춰 영화 '원스(Once)'의 주제곡 '폴링 슬로리(Falling Slowly)'와 비지스의 '하우 딥 이즈 유어 러브(How Deep is Your Love)' 등을 부른 어쿠스틱한 무대도 신선했다.
그러나 가장 큰 환호가 터진 무대는 '헤이, 컴 온(Hey, come on)' '브랜드 뉴(Brand new)' '퍼펙트 맨(Perfect Man)' 등 신화의 히트곡을 메들리로 선사한 때였다. 신화의 영상만으로도 자리에서 폴짝폴짝 뛴 팬들은 "6명이서 다시 일본에 오겠다"는 신혜성의 약속에 더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공연 말미, 신혜성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그리고 팬들 각자가 행복한 순간을 찍어 보내준 사진을 배경으로 휘트니 휴스턴의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을 선사했다.
마지막 곡인 '같은 생각'을 관객과 합창한 그는 "오늘을 잊지 않겠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오사카에서 원정 관람 온 다카하시 미사토(38) 씨는 "일본 음반 제목처럼 노래 안에서 신혜성의 새로운 목소리를 발견한 자리였다"며 "신혜성이 편지를 읽어줄 땐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신혜성은 6-7일 이틀 공연으로 7천명의 관객을 모았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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