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d Of Joy≫
로버트 플랜트/ 유니버설뮤직 발매
이민희/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전성기와 완벽하게 작별하고 새로운 이력을 쓰기 시작한 어느 노장의 쉬어가는 페이지. 그리고 미국 출신 컨트리의 여제 앨리슨 크라우스와 작업했던 지난 걸작 ≪Raising Sand≫(2007)으로부터 이어지는 눈부신 이야기. 10대 시절 결성했던 밴드명을 쓰고 전곡을 구곡으로 싣는 일로 깊은 회고에 젖은 ≪Band Of Joy≫는 전작만큼 신선하거나 절박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만큼 느긋하고 아름다운 호흡은 여전히 살아 있다.
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김종서를 ‘한국의 로버트 플랜트’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하늘 높을 줄 모르고 한없이 올라가던 고음 때문이었다. 그렇게 고음의 대명사처럼 불렸던 그는 이제 ‘높이’ 대신 ‘깊이’가 더 어울리는 보컬리스트가 되었다. 소리 한번 크게 지르지 않지만 담백하고 깊은 맛이 우러난다. 앨범 제목인 ≪Band Of Joy≫는 그가 처음 활동했던 밴드 이름이기도 하다. 40년 넘는 관록이 자연스레 담겨 있다.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 이 앨범은 로버트 플랜트가 레드 제플린 이전, 브리티시 포크와 블루스의 뿌리에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환기시킨다. 리메이크 수록곡 중 로스 로보스의 <Angel Dance>, 로우(맙소사, 로우라니!)의 <Silver Rider>와 <Monkey>가 특히 인상적인데 오리지널곡 <Central Two O Nine>에선 블루지한 감성이 10월 낙엽마냥 흩날린다. 아, 멋있게 늙고 싶다.
김도훈 ★★★☆ 대학 시절 레드 제플린은 신이었다. 거짓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Stairway To Heaven>를 노래방 애창곡으로 애용했을 따름이다. 제플린을 듣게 된 건 좀더 나이 들어서인데, 왜 나는 6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내지 못했나를 한탄하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Band Of Joy≫는 이를테면 ‘늙은 거장의 회고 앨범’이라는 카테고리에 훌륭하게 들어갈 만한 앨범이다. 관조, 느긋함, 관록, 그리고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