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구용하는 유부남이고 문재신은 딸꾹질을 하지 않는다.'
'성균관 스캔들' 신드롬이 불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와 원작소설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비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7년 출간된 원작소설이 최근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다시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면서 소설과 드라마의 공통점과 차이점도 인터넷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제작사 래몽래인이 2년6개월간 원작을 수정.각색해 탄생시킨 드라마는 원작의 캐릭터와 큰 얼개 정도만 차용했을뿐 회당 에피소드에서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인공 '잘금 4인방' 역시 원작보다는 좀더 순정만화용으로 다듬어졌고, 드라마 특성상 소설의 성적인 묘사, 연애 감정의 묘사는 대폭 줄어들거나 사라졌다.
그러나 당파싸움에 찌든 조선 정조시대 사회와 미래, 인간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는 청춘의 모습은 같고 그들의 싱그러운 하모니는 드라마와 소설 모두에서 빛난다.
◇김윤희는 키가 크고, 이선준은 무예에도 정통 = 드라마 속 '잘금 4인방'인 박민영, 박유천, 송중기, 유아인은 소설 속 캐릭터에 비해 대체로 여리고 '아기자기'하다.
박민영이 맡은 김윤희는 소설 속에서는 비록 절세가인의 얼굴을 가졌지만, 남자들만큼 큰 키로 호리호리한 느낌을 준다. 드라마에서는 박민영이 다른 세 명에 비해 월등히 키가 작은 것과 대비된다.
박유천이 연기하는 이선준은 드라마에서도 활쏘기에 능한 것으로 그려지지만, 원작에서는 문재신에 못지 않게 싸움과 무예에 능한 캐릭터다. 드라마보다 훨씬 듬직하고 남성적인 매력이 풍긴다.
또 송중기가 연기하는 구용하는 원작에서 유부남이다. 본인 표현에 따르면 기억도 못할 어릴 적에 혼례를 올려서 아내와는 남매처럼 지내고 있는 사이다. 그의 아내는 정숙하고 바느질과 수예 등에서 재주가 뛰어나 구용하의 그 화려한 옷을 다 만들어주는 인물이다. 하지만 무슨 사연인지 구용하는 그런 아내는 집에 두고 드라마에서처럼 기생집만 전전한다.
문재신도 원작에서는 드라마 속 유아인보다 덩치도 크고 훨씬 더 사나운 인물이다. 얼굴은 수려하나 기골이 장대하고, 무엇보다 여자 앞에서 딸꾹질을 하지 않는다.
기생 초선(김민서)과 병판의 딸 효은(서효림)의 비중은 소설과 드라마가 엇갈린다. 소설에서는 초선이 훨씬 더 색기 넘치고 도도한 캐릭터로 속편인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에까지 등장하지만, 효은은 초반에 잠깐 긴장감을 불어넣고 사라진다.
◇장의, 정약용, '금등지사' 등 모두 새롭게 창조 = 드라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의 하인수(전태수 분)와 그 일당은 소설에서는 존재감이 없다.
드라마에서는 좁은 공간에서 선악의 구분을 확실히 하기 위해 장의와 그 일당을 악당으로 설정했지만 소설에서는 두드러진 악당 대신 노론, 소론, 남인이 뒤섞인 '잘금 4인방'을 둘러싼 모두가 이들의 위협세력이다.
또한 극중 안내상이 연기하는 정약용은 소설에 등장하지 않으며, 드라마의 구심점이 되는 '금등지사'(영조가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해 남겼다고 극중 설정된 책)도 새롭게 창조된 에피소드다.
제작사는 5일 "드라마의 특성상 중심을 잡고 갈 사건이 필요해 '금등지사' 이야기를 집어넣었다. 멜로만으로 끌고 가기에는 한계가 있어 갈등요소를 넣었다"고 밝혔다.
소설에서 김윤희의 정체는 성균관에서는 문재신에 이어 이선준만 알게 되며, 이후 구용하와 정조는 구체적인 현장을 잡지는 못하지만 정황상 이를 알게 되는 것으로 그려진다.
대사례 에피소드, 성균관 도난 사건, 뱃놀이 등은 모두 드라마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이야기다. 소설에서는 대사례 대신 여러 종목을 하루에 다 하는 체육대회가 열리며, 문재신과 김윤희가 남색을 즐긴다는 추문에 휩싸이는 사건 등이 비중있게 그려진다.
김윤희와 이선준의 첫만남 역시 소설과 드라마가 전혀 다르다. 드라마에서는 김윤희가 살기 위해 과장에 거벽(과거시험에서 대리시험을 쳐주는 사람)으로 서다가 이선준에게 걸리지만, 소설에서는 김윤희가 동생 김윤식을 위해 과장에 서면서 둘이 만나게 된다.
◇김윤희-이선준 어떻게 되나 =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김윤희와 이선준이 어떻게 되느냐다.
20부작인 드라마에서 11회 현재 이선준은 김윤희가 남장여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소설에서는 4분의 3 지점에서 이선준이 김윤희의 정체를 알게된다.
제작사의 김동래 대표는 "조만간 16부 대본까지 나올 예정인데 아직 결말을 어떻게 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해피엔딩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소설을 드라마로 옮긴 과정에 대해 "기본틀과 큰 줄기는 책에서 가져왔지만 2권 짜리 원작을 20부 드라마로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해야했다"고 밝혔다.
그는 "될수록 메시지를 많이 남기려고 했다. 그 시대에도 청춘들이 살았고 그들이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그 과정에서 현재를 풍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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