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리바이벌은 대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몇몇은 이미 신물이 좀 났을 거다. 솔직히 말해 최근까지 80년대 리바이벌을 표방하고 나온 뮤지션 중에 진정한 80년대 아우라를 음악 속으로 가져온 이들은 거의 없었다. 파워숄더 재킷과 형광색 레깅스를 걸치고 뿅뿅거리는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넣는다고 다 80년대가 되는 건 아니란 소리다. 맨체스터 출신의 듀오 ‘허츠’는 좀 다르다. 이들의 음악은 확실히 80년대 뉴로맨틱스의 아이들이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뉴웨이브와 뉴로맨틱스에 90년대 브릿팝(좀더 자세히는 플라시보와 맨선)과 매드체스터(좀더 정확히는 해피먼데이스와 스톤 로지스)의 영향력까지 끌어들인 뒤, 90년대 미니멀리즘(좀더 명확히는 질 샌더와 사진작가 헬무트 뉴튼)의 이미지로 자신들을 단장한다. 깔끔하고 대담한 능력이다. 싱글로 발매된 <Better Than Love>와 <Wonderful Life>도 좋지만 카일리 미노그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Devotion>과 앨범의 문을 여는 <Silver Lining>의 속절없는 로맨티시즘이 마음에 든다. 올해의 신인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