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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살인의 강
2010-09-09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중학생 승호와 껄렁껄렁한 동식은 어울리지 않지만 단짝이다.

매일 동네와 집을 오가며 우정을 나누던 이들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명희를 동시에 좋아하게 되면서 조금씩 서먹해져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명희가 숨진 채 발견되고, 수사가 진행되면서 승호와 동식도 용의선상에 오른다.

'살인의 강'은 한 소녀의 죽음 이후 두 친구의 엇갈린 삶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마치 TV 시대극을 보는 듯 1985년부터 2002년까지 승호와 동식, 그리고 이들과 씨줄 날줄로 엮인 주변인물들의 관계를 살피는 데 집중한다.

17년의 세월을 97분 안에 담기란 쉬운 일이 아닐 터다. 김대현 감독은 시골 마을 여중생 성폭행 살인사건, 1990년대 기지촌 여성의 살인사건 등 큰 사건 두개를 통해 두 인물이 내면적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승호는 좋아하는 여성이 처참하게 살해된 후에도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며 살아간다. 동식는 "다시는 고향땅을 밟지 않겠다"며 떠난다. 하지만 승호도 동식도 '명희의 죽음'이라는 같은 자리만을 맴돌며 옛 상처를 극복해내지 못한다.

1980년대 시골 마을의 모습을 잘 되살려 냈고, 스토리도 자연스럽게 흘러가지만 이야기의 흡입력은 부족하다. 곱씹을 만한 대사를 찾기 어렵고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지 않는데다가 감독의 개성이 묻어나는 장면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검사로 승승장구하는 승호와 원양어선을 타며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는 동식을 대비하는 설정은 지나치게 낡았다는 인상을 준다.

승호 역은 '돈주앙', '생명의 항해' 등 뮤지컬로 친숙한 김다현이, 드라마 '이웃집 웬수'에 출연 중인 신성록이 동식 역을 맡았다. 동식의 누나 진희 역을 맡은 황인영은 '패밀리'(2002) 이후 8년 만에 영화로 복귀했다. 작년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영화장편부문 지원작이다.

9월30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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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