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단 한번의 오스카 노미네이션의 영예를 거머쥐고 사라져간 여배우들이 있다. <나의 사촌 비니>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 인디영화에서 겨우 숨을 틔고 있는 마리사 토메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엘리자베스 슈도 마찬가지다. <백 투더 퓨처> 시리즈에서 마이클 J. 폭스의 연인을 연기하며 이름을 알린 엘리자베스 슈는 1996년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 알코올 중독자 니콜라스 케이지를 감싸안는 창녀 역할로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런데 그건 경력의 종말이었다. 뒤이어 출연한 두편의 블록버스터 <할로우맨>과 <세인트>가 실패하자 엘리자베스 슈는 짧은 영예를 뒤로하고 잊혀졌다. 오랜만의 복귀작 <피라냐>에서 그녀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피라냐와 맞장 뜨는 여경찰을 연기한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처연한 창녀 세라는 사라졌다. 대신 강인한 엄마의 얼굴을 한 중견배우 엘리자베스 슈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