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제 이후 한번도 입지 않았던 80만원짜리 양복을 오늘 입었다. 아, 신발과 와이셔츠 다 합쳐서 80만원이다.” 제4회 대단한단편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9월2일, 리허설을 막 끝낸 양익준 감독을 전화로 만났다. 사회를 맡은 양익준 감독은 대단한단편영화제를 위해 평소 입지 않는 고급 양복을 옷장에서 꺼냈다. 몸이 좋지 않아 “들어오는 제의 중 99%를 거절”하고 있는데, 대단한단편영화제 사회만큼은 거절하지 않았다. 양익준 감독은 1회 대단한단편영화제 때도 개막식 사회를 봤다. 3회 영화제 때는 양익준 감독 특별전 섹션이 마련됐다. “영화제쪽에서 먼저 연락이 왔는데, 영화제를 주최하는 KT&G 상상마당쪽 사람들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 집도 상상마당 근처라 2~3일에 한번은 들르고. 좋아하는 공간인 상상마당에서 영화제가 열리고, 거기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함께 사회를 보는 배우 이채은과 “개인적으로 얘기 나눈 건 이번이 처음”. “작품을 통해서만 이채은씨를 봤는데, 너무 예쁘다. 팬이다. 그런데 하나도 안 떨린다. 하하하.”
양익준 감독은 “올해 단편영화제 출품작을 대부분 보지 못해” 추천작을 꼽아주지는 못했다. 대신 <똥파리> 이전 여러 단편영화를 만든 감독으로서, (단편)영화에 도전하려는 이들을 위한 조언은 아끼지 않았다. “완벽하게 준비해서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라. 실력이건 준비건 약간 모자랄 때 덤비면 그 순간 최선의 영화를 만들게 된다. 부딪치면 된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영화에 까발려라.” 그렇다면 양익준 감독이 까발리려는 다음 얘기는 뭘까? “옴니버스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 같다. 더이상은 묻지 마라.”